아프리카 초행길인 여행자들을 위한 독특하고 이색적인 데스티네이션
아프리카 여행을 꿈꿔본 적이 있었나 돌이켜보면 한 번은 있었던 듯 하다. 사파리로 가기엔 엄두가 안 나고, 비교적 쉽지만 충분히 이국적인 느낌이 날 수 있는 곳을 찾아왔다면, 모로코를 여행할 시기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스페인에서 배로 한 시간이면 만나는 곳, 탠지어(Tangiers)
모로코 여행의 시작 혹은 종착점을 탕헤르로 하는 경우가 많다. 스페인에서 배로 1시간이면 도착하기 때문. 모로코 최고의 항구답게 활기차기도 하다.
영화 <본 얼티메이텀>을 보았던 사람들이라면 이 도시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탕헤르에서 벌어지는 제이슨 본(멧 데이먼) 추격씬은 탕헤르의 좁고 복잡한 골목길에서 촬영되었고, 비밀요원과 접선했던 카페 'Gran Café de Paris'도 실제 위치하고 있으니 커피 마실 겸 잠시 들러봐도 좋을 듯.
탕헤르에서 1시간, 아름다운 해안벽화마을 - 아실라 (Asilah)
탕헤르의 복잡함을 벗어나 기차를 타고 내 몸을 옮기면, 탁 트인 해변가와 전통가옥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 '아실라'를 만날 수 있다.
아실라는 무엇보다도 '파란색'으로 칠해진 예쁜 가옥들과, 메디나(구 시가지) 내를 걷다보면 발견할 수 있는 귀여운 벽화들이 인상적인 곳. 아랍에서의 마주하는 벽화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블루 시티, 푸른 색이 잘 어울리는 산골마을- 셰프사오엔 (Chefchaouen)
셰프샤우엔은 탕헤르에서 페스로 가는 길목에 있는 산골 도시이다. 산 중턱에 집들이 저마다의 색깔을, 특히 코발트 빛을 예쁘게 띄고 있고, 옥상에 널어놓은 빨래마저 인생사진의 중요한 양념이 된다.
마치 스머프를 연상케 하는 푸른빛의 벽 위로 장미, 오렌지, 라임 색의 화분이 열 맞춰 여행자를 반겨주는 모습은 지구 어디를 가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 급한 일정이 없다면 이 마을에서 꼭 한 번 쉬어가도록 하자.
과거 모로코 왕국의 수도 - 페스 (Fes)
페스는 모로코 중에서도 가장 유서가 깊은 도시다. 다른 도시에 비해 그만큼 메디나(구시가지)도 더 복잡하고 촘촘하게 되어 있는데, 무려 그 골목의 수가 9,000여개가 된다고 한다. 무엇보다 페스에서 꼭 보아야 할 것은 건물 사이에 대규모로 자리잡은 천연 가죽염색장. TV에서 한번쯤은 보았던 광경이다.
천연 염색으로 유명한 도시인만큼, 이 곳의 수크(전통시장)도 다른 곳에 비해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밤까지 영업을 계속하는 곳들도 적지 않으니 한번쯤 가로등 켜진 골목을 누벼보자.
모로코의 수도, 잘 정비된 계획도시 - 라바트 (Rabat)
모로코의 수도는 바로 이 곳이나, 워낙 카사블랑카가 예로부터 유명한 데다가, 정작 관광객들은 페스나 다른 도시를 구경하기에 큰 주목은 받지 못하고 있다.
라바트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인물은 바로 모하메드(무함마드) 5세. 프랑스 식민지 시절의 모로코를 독립으로 이끈 주역인데, 이 때문에 국가적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 사진에 보이는 하산탑 광장 주위로 300개의 돌기둥이 서있는 모습도 이색적인 볼거리.
영화의 분위기를 따라 걷는 모로코 최대 항구도시 - 카사블랑카 (Casablanca)
아버지 세대 때부터 이미 전 세계의 명작이 된 영화 <카사블랑카>의 배경이 된 도시. 항구 도시인 덕에 모로코에서 가장 발전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사블랑카에 왔다면 이 사원은 어디서나 볼 수 있다. '하산 2세 사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사원은, 전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사원이다. 사원의 위치를 달리해서 보면 마치 바다 위에 떠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는 하산 2세가 건설 당시 의도한 바라고.
모로코의 대명사, 초대형 수크를 경험하자. - 마라케시 (Marrakech)
모로코에 다른 건 다 몰라도, 이 곳만큼은 들어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아랍 시장의 완결판을 보여주는 곳. 양탄자를 파는 곳, 모로코 풍이 가득한 각종 기념품들, 가죽 공예품들, 모두모두 여기에 있다.
물론 이 곳에서 무언가를 사려고 한다면 반드시 '흥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깎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깎아도 된다. 사진 찍었다고 돈을 요구하는 무리들도 가볍게 제쳐주자.
다양한 문화권이 공존해왔던 도시 - 에사우이라 (Essaouira)
포르투갈, 프랑스, 베르베르 등 다양한 문화가 오고 갔던 도시. 이 곳을 지키고 있는 성벽은 에사우이라의 랜드마크 격이 되었는데, 이 성벽을 배경으로 미드 <왕좌의 게임>도 촬영되었다고 한다.
에사우이라를 인터넷에 치면 나오는 많은 이미지의 상당수가 '파란 보트'이다. 이 파란 보트는 성곽 주변에, 항구 주변에 정박해 있는데, 가장 모로코 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소박한 아이템인 셈이다. 윈드서핑 등 해양 액티비티를 하기에도 적절한 곳.
그 유명한 아르간 오일의 산지 - 아가디르 (Agadir)
바다에 밀접한 해양도시긴 하지만, 뭔가 비슷한 풍경에 질릴 법한 사람들을 위해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이 곳은 최근 화장품의 원료로 각광받고 있는 '아르간 오일'의 산지이다. 전통 방식으로 기름을 짜내는 여인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가디르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는 '파라다이스 밸리'라고 불리는 협곡이 있다. 웅장한 협곡들 사이로 바닥까지 비치는 맑은 물이 흐르는 모습은 마치 그랜드 캐년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