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올해로 고3이 되는 딸아이의 방학은 예상대로.
영어학원도 끊고 못내 국어학원도 끊으면 안 되냐는 말에
정말,
정말 정말 편을 들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방학시작하고 핸드폰과 한 몸이 되어 있는 아이를 보면서
국어학원이라도 사수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책도 없이 효율을 따져 묻는 십 대의 마지막 가장 중요한 시기의 너.
'엄마의 강단'은 매번 흔들린다.
가보지 못한 길인 건 마찬가지기에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내 조언이 최선인지 확신이 없으므로 나 역시도 매번 '알아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망망대해 앞에 서 있는 아이를 밀어야 할지. 안아줘야 할지.
또 매번 고역스러운 고민을 한다.
가끔 괴로워서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이 모든 결정과 한숨을 뒤로하고 푸른 바다 너머로 훌쩍.
그럴 때마다 아이의 마음을 다시 한번 떠올린다.
나도 이런데 애는 어떨지.
이 정도의 열성으로 일 년을 보내게 되면 결과는 물을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디딛는 발걸음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강한 의지로 인생을 일구는 아이의 모습을 그려보다가, 거울을 보고 내 모습을 다시 떠올려본다.
그 시기의 나는 어땠는가.
미래를 결정하기엔 너무 어렸기에 우왕좌왕하며 청춘을 낭비하지 않았는가.
중년이 되어서 과거를 후회하는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기지 않았는가.
아이는 그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기에
기다림이 너무 길어서 다 못 보고 죽을까 봐
내 인생이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아이의 인생에 간섭하고 싶어진다.
실패를 안겨주고 싶지 않아서. 그렇다.
그 씁쓸함과 패배감을 딛고 일어서야 진정한 성장이 있음을 알고 있으니.
내미는 손을 거두고 지켜보고 있다.
다 포기해도 좋으니, 그 손안에 하나는 꼭 쥐고 있기를 바란다.
쥐고 있는 것들이 모래처럼 손 안에서 빠져나가는 걸 보지 않기를.
인생이 긴 것을 익히 들어서 알고 있겠지만, 와닿지 않는 그 길이에 이내 침대 속으로 몸을 의지하는 아이야.
그냥 네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걸 찾아.
평생 그걸 찾는 게 인생인 것 같아.
모든 과정은 그걸 위해 있고,
주어진 시련에 좌절하더라도 그 안에서 꼭 중요한 것을 얻기를 바라.
몸과 마음이 바닥으로 추락하더라도 열망 하나는 꼭 간직하기를.
네가 바닥에서 주저앉아 울고 있을 때
언젠가는 네가 내미는 손을 매정하게 뿌리칠 용기가 내게 있기를
아이에 대한 글을 쓸 때는
그냥 매번 똑같은 글을 쓰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변화가 있었으면
내 마음에도 내 아이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