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선생님이 들려주는 독서교육 4-
일주일에 두세 번씩 정기적으로 책을 읽어 주고 다양한 놀이를 한 후, 평상시 학생들의 아침 독서 습관이 사뭇 진지해 시작했다. 학급문고의 책으로는 부족함을 느껴 정기적으로 도서관에서 윤독도서를 구비해와 교실에 더 많은 책들을 진열해 놓았다. 그리고 교실 책꽂이 주변으로 매트를 깔아 쉼터를 마련하여, 학생들이 학급문고의 책을 더욱더 편안하게 고르고 쉬는 시간에 안락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가급적 한 달에 한두 번은 국어시간을 활용하여 도서관에 가 책을 읽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만화책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책의 종류나 수준에 제한을 두지는 않는다. 아침 독서시간에는 아이들의 독서 수준에 맞는 책을 그저 읽기만 하는데 초점을 둔다. 아침 독서시간에는 독서록도 쓸 수 없다. 오로지 읽는데 초점을 둔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나서는, 책의 앞 장 포스트잇에 자신의 이름을 쓰고 책의 흥미도에 대해 상중하로 간단하게 표시만 하라고 했다. 아이들의 흥미도를 알아보기 위해서이고 어떤 학생들이 무슨 책을 읽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더불어 학생들의 독서 수준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책을 읽고 나서
김◯◯- ◎/ 송◯◯- ◯/ 이◯◯- △/ 최◯◯- �
* 책의 흥미도를 매우 재밌다(◎), 재밌다(◯), 보통이다(△), 재미없다(� )로 표시
학교에서의 독서습관이 가정에서도 연계되기 위하여, 학부모 총회와 학부모 상담기간을 활용하여 학부모님들께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였다. 무엇보다 초등학교 3학년은 그림에서 글로 넘어가는 단계이므로 이 시기를 책과 함께 제대로 보내지 못하면 고학년이 되어서도 읽기 습관이 잡히기 힘들다. 특히 아직 읽기 독립이 안 된 학생들의 경우에는 매일 밤 자기 전 부모님이 책을 읽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다수의 학부모님들이 저학년 때까지는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었으나 3학년이 되어서는 스스로 읽을 수 있다고 판단하여 책 읽어주기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학생들이 스스로 책을 찾아 즐겨 읽는, 읽기 독립이 될 때까지 책 읽어주기는 가정에서 계속되어야 한다. 친정 엄마가 해주는 집밥은 다 큰 성인이 되어서도 질리지 않는 것처럼 부모님이 머리맡에서 들려주는 책 읽기는,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좋을뿐더러 아울러 독서의 재미를 몸소 체득하는 발판이 된다.
우리 반 학생들 모두가 책을 읽는 재미를 깨닫는다면 올 한 해 나의 목표는 성공한 것이다. 책을 통해 한해 더해갈수록 생기는 고민과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키우길 희망한다. 책을 향한 열정이 처음과 달리 점차 바람이 빠져 작게 쪼그라든 풍선처럼 사그라질지라도 지금 형성된 독서습관이 독서를 끊임없이 하게 만드는 톱니바퀴가 되고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