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 밥 대용, 상추 소진용.
상추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야채를 먹기 위해 일단 주문한다. 잎채소는 금세 시들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꾸역꾸역 먹게 된다. 그렇게, 며칠 지난 상추가 있는데 영 이리보고 저리 봐도 먹기 싫다. 고기 사다가 구워서 쌈 싸 먹을까 하다가, 붉은 고기 텔로미어 어쩌고 인터넷 글을 찾아본 후 정신 차리고... 고기 대용이 뭐가 있을까? 참치? 참치캔은 기름 국물이 있어서 싫다.
두부 멸치 상추쌈을 해 먹자! 사다 놓은 지 일 년쯤 지난 잔멸치와 몇 달 지난 사천 짜파게티 소스를 먹어 치워야 한다. 저탄고지로 밥 없이 이 것만 싸 먹을 예정. (사실 밥이 떨어졌다...)
재료:
두부 : 오아시스마켓. 1등급 국산콩 시골두부 (부침/찌게 겸용) 300g. 1400원.
멸치 : 바다원 안심이력제 어린이 멸치. 안 씻고 그냥 바로 먹기 위해 어린이용으로 샀는데, 그냥 먹어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다.
(옵션) 된장 또는 사천 짜파게티 소스 : 원래라면 된장을 조금 넣었을 텐데, 있는 소스 치워야 해서 넣었다. 사천 스파게티 소스의 장점은 매콤하다? 단점은 기름기가 좀 있어 설거지할 때 세제를 써야 한다. 된장이었다면 물로만 대충 씻어도 될 텐데.
(옵션) 견과 : 먹다 남은 호두가 조금 있어서 털어 넣었다.
상추 : 오아시스마켓. 무농약 청상추 120g. 1290원.
제조:
두부에서 나오는 물을 날리려고 프라이팬을 사용했는데 생각보다 물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불 쓰기 싫은 사람은 전자레인지로 해도 될 것 같다. 물기는 마른 멸치가 적당히 흡수해 줄 테니.
냄비에 멸치와 견과류를 넣고 약한 불에서 먼저 볶는다. (두부는 생으로도 먹지만 멸치는 좀 익혀야 할 것 같아서.) 그냥 한 두어 번 휘저어 주면 된다.
두부를 넣고 으깬다.
물기 없을 정도로 적당히 휘젓다가 짜파게티 소스를 조금 넣고 마무리. (멸치가 짜서 아무것도 넣지 않아도 간이 된다. '장맛'을 내고 싶어 소스를 넣었는데 밥 없이 먹기에는 좀 짰다. 안 넣는 게 비주얼도 좀 낫다.)
상추에 싸 먹는다.
소식좌라면 두 번도 먹을 양이다. 덕분에 상추를 뚝딱 괴롭지 않게 해치웠다.
계란 하나 풀어 넣었어도 괜찮았겠다. 잘 뭉치게 하고 짠맛은 줄이고 단백질 추가. 계란을 넣을 거면 설거지하기 힘드니 냄비보단 실리콘 찜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