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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러키승 May 11. 2024

우리가 사우나를 하는 이유

근육만 풀어주는 게 아니거든

땀을 줄줄 흘리면서 운동을 하고 나면 사우나가 하고 싶어 집니다. 저는 바쁜 직장인이라 매일 사우나에 가는 건 불가능 하지만 그래도 2주에 한 번씩은 집 근처 주민편익시설에 가서 사우나를 해요. 폼롤러로 다 풀어내지 못한 뭉친 근육들이 사르르 다 풀리고 일상의 피로도 녹아내립니다. 그 시간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건식 사우나는 너무 뜨거워서 5분도 못 견디겠어요. 하지만  42℃ 온탕에서 20분은 거뜬합니다. 뜨거운 온탕에 엄지발가락- 다리- 배- 가슴- 어깨- 목까지 순서대로 담그면 순간 '엇뜨거!' 하다가도 금방 '어흠~ 시원하다.'가 저절로 나옵니다.  겉피부는 뜨겁지만 몸속은 시원한 그 느낌과 기분이 좋아서 온탕을 즐기는걸요. 


우리가 왜 온탕을 좋아할까. 

몸이 녹으면서 근육이 한 땀 한 땀 풀어져서 일까요. 아뇨. 그건 표면적일 이유일 뿐입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온탕에 들어가는 순간 근육과 함께 응어리진 마음도 풀어지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풀어지면 그 순간만큼은 텅 비어있게 되거든요. 그리고 순간에 집중하게 되고 아무 생각도 안 납니다. 물 위에 머리만 내밀고 있는 바로 그 순간이 나의 시간, 나의 찰나가 되는 거죠. 그때만큼은 비로소 나를 찾을 수 있는 진짜의 시간이네요. 그래서 사람들이 머리가 복잡할 때 사우나를 찾게 되나 봅니다. 비울 수 있거든요. 그러면 다시 채울 수 있어요. 목욕탕에서 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갑자기 떠오르는 이유가 바로 그거라고 생각돼요.


살면서 내가 내 마음을 놔버릴 수 있는 때가 얼마나 될까요? 아마 거의 없을 거예요. 평소 꽁꽁 힘들게 잡고 있는 내 마음을 풀어주는 저만의 방법입니다. 근육 뭉침은 폼롤러로, 마음 뭉침은 사우나로. 운동만큼이나 중요하지 않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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