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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러키승 Nov 09. 2024

바나나를 사랑한다.

바나나로 자기소개

꾸준히 하던 브런치 글쓰기를 중단했다. 준비하던 자격증 시험에 올인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5개월 동안 직장과 수험을 병행하며 울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다행히 시험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어떻게 아셨는지  '일과삶'님의 '내글빛' 시작을 알리는 카톡이 왔다. 한 달만 쉬어갈까 고민하던 차였다.


'그래 바로 시작하지 뭐!'

 

오랜만에 글을 쓰려고 하니 막막하다고 해야 할까.

뭘 써야 할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이전에 내가 어떻게 글을 써 내려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더 문제는 글쓰기에 대한 동기부여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글쓰기에 대한 열정없어졌다(원래 없었나?) 그래서 더 쓰기 싫다. 이전에 썼던 '공무원 까는 이야기 <꼰무원들 2>'를 다시 써볼까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 또 '불평불만'으로 가득 찬 글을 쓰게 될 것 같아 망설여졌다. 불평불만의 글을 재치 있고 재밌게 쓸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보류하기로 한다.


도와줘요! 일과삶님!

일과삶님은 해결책을 주실 것 같아 도움을 요청했고 '어른의 글쓰기'를 알려주셨다. 글감 40개 중 한 개를 선택해서 자유롭게 글을 쓰는 미션이었는데 가볍게 시작하기 좋겠다 싶었다


미션 : 내가 좋아하는 물건으로 나를 소개하기


                                    나나!


불현듯 바나나가 떠올랐다. 식자재 마트에 가면 제일 먼저 오늘은 바나나가 얼마일까 확인한다. 사무실 책상서랍에, 우리 집 식탁 위에, 스터디카페 사물함 속바나나 한두 개씩   넣어 둔다. 없으면 허전한 짝꿍 같은 존재. 그  아이는 바로 바나나이다


나는 달달한 거 좋아하는 초딩 입맛이다. 당분으로 가득 찬 그 아이를 좋아하는 이유다.

나는 타인을 엄청 많이 신경 쓰는 99.9% F이다. 그 아이는 먹을 때 소리도 냄새도 안 나니까 조용히 먹기 딱 좋다.

나는 짠순이이다. 과일 중에 너는 제일 싸니까 좋아.

나는 자기 관리에 관심 가득한 갓생러이다. 과자가 엄청 먹고 싶을 때 입터짐 방지용으로 노란색 아이를 만나러 간다. 내 몸은 소중하니까.


작은 과일하나를 선택할 때도 '내'가 들어 있다는 게 새삼 놀랍고 재밌다. 그것이 노랗고 귀여운 바나나라는 것도 흥미 지다. 나는 바나나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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