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imjae
물의 감옥
진흙은
끊임없이 뻗어나가고 싶은 관성에
굵은 매듭을 친다
목 밑까지 차오르는 감탕물에 몸을 묻고도
제 속의 뼈저린 수절인 듯
초록의 연잎, 물에 젖지 않는다
사바의 수채 속에 떨어진 한 알의 연씨
제 뿌리를 내리는 일에 치성을 다한다
수면 위를 내달리는 전생의 바람을 만나
내 안에 잠든 향기를 깨워
멀리 풀어 보내고 싶다
얼마나 깊은 기도를 올리면 몸이 열릴까
긴 입덧 후 열락 같은 진통이 끝나면
아, 그땐 그만
그대 중심 깊숙이 스며들어 몸 풀리라
쩍쩍 갈라지는 연밥을 열고 나와
진창의 감옥에 시간의 씨알로 묻히리라
수백 년이 지나도 싱싱한 가임의 시간으로
홀로
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