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그랩이다. 그랩은 원래 합리적인 비용으로 택시를 이용하기 위해서 10년 전, 발리 여행을 할 때부터 이용했던 어플이다. 발리는 택시 기사들의 천국이다. 어딜 가나 거리 구석구석에서 서성이고 있으면 "Give me a job."(넉살 좋은 기사는 환하게 웃으며 농담을 섞어가며 이렇게 말하곤 한다) 하며 택시 기사들이 접근해 온다. 이때의 함정은 부르는 게 값이라는 것이다. 멋도 모르고 택시비를 덤터기 쓰는 경우가 많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그랩을 사용하면 출발지부터 목적지를 설정하고 소요 시간, 비용 등을 미리 알고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카드와 연동되어 출발 시 택시비가 선등록되고, 택시 기사가 도착지까지 온전한 서비스를 제공한 이후에 결제 완료가 되는 안전한 시스템이다. 중간에 택시 서비스를 취소할 수도 있다. 이번 여행에서 택시 사기를 당하면서 그랩 어플의 신뢰성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그랩으로 택시를 잡은 후에 30분이 지나도 기사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부터 이미 사기의 전조를 알아봐야 했다(보통 택시 기사는 10분 내에 픽업을 하러 오는 편이다). 하도 나타나지 않아서 문자를 보내자 내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올 수 없다고 당황스러운 답을 준다. 다른 택시를 잡겠으니 택시 서비스를 취소해 달라고 했다(취소는 이용자나 택시기사가 모두 할 수도록 되어있다). 그랬더니 황당하게도 취소가 아닌, 임무 완수로 택시비를 결제처리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날름 먹튀를 한 것이다! 여러 번 문자를 보냈지만 이전과는 달리 답이 없다. 가만히 있지 않겠노라 다짐하며 그랩의콜센터 격인 소비자 민원 센터에 장문의 메일을 보냈다. 24시간 내에 답변을 해주겠다는 안내에 맞춰 하루가 지난 다음날 답변이 왔다.택시비는 환불이 되었고 택시기사는 선도 교육을 시키거나 일정 기간 영업 정지라는 조치를 취하겠노라 후속 메일이 도착했다.
그랩 측의 메일 답변
그랩은 택시 이용뿐만 아니라 음식 배달 서비스로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나가서 먹는 음식이 지겨울 때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종류별로 설정하여 선택한 후 배달해 먹을 수 있다. 음식이 조리되는 시간, 배달 시간 등이 실시간 정보로 뜨기 때문에 더욱 유용하다. 그랩과 비슷한 앱으로는 [Gojeck]이 있다. 두 앱의 가격차를 비교해 보고 더 저렴한 쪽으로 선택하면 된다.
그랩 메인 화면
둘째, 트래블 월릿이다.카드를 발급받는데 넉넉잡아 일주일 정도 소요되므로 여행 출발 날짜를 잘 고려하여 신청하도록 한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주거래 은행 계좌와 연결해 두면 트래블 월릿으로 바로 출금하여 화폐를 충전할 수 있다. 앱을 통해 전 세계 화폐로 실시간 환전할 수 있으며 연동된 카드를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현지에서 현금으로 출금할 수 있는 기능도 있고, 남은 금액은 한화로 바꿀 수 있어서 자투리 돈을 환전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덜 수 있는 유용한 앱과 카드이다. 비슷한 해외여행카드로 [트래블로그]가 있다.
트래블 월릿
셋째, 와츠앱이다. 한국의 카카오톡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은 대부분 와츠앱 유저들이다. 따라서 현지 택시 기사나 여행사들과 직접 연락을 취할 때는 전화 대신 와츠앱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우리 여행의 발이 되어준 택시 운전기사와는 항상 와츠앱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사진을 전송할 수도,한국에 돌아와서는 안부 인사를 묻기에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