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POSTCARD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녀 Aug 30. 2019

사랑은 詩時하다....1

-p8

첫 개인전의 주제는 '빛의 길, 창'이었다.

사진찍는 사람들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빛을 이야기하고 싶었고

무조건적 혜택으로 쏟아지는 빛보다 선택적이고 집약적인 빛에 대한

욕망을 드러내고 싶어 택한 주제였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가장 하고 싶었던 작업(비밀이니 묻지 마시라)이 빠진, 

2% 부족한 전시로 남았다. 


그때 썼던 사진이 새 책의 첫번째 사진으로 쓰였다 

'초대'

동명으로 쓰여진 시를 얹을 수도 있었지만 

왠지 꾸며지고 가려진 말들처럼 어설프고 가벼워서 

그냥 사랑에 빠진 사람의 가장 솔직한 고백을 얹었다.


오늘 

그대가

어디를 가고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하는지 

나보다 더 궁금해 하는 이는 

세상에 없답니다 


달달한 문장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은 하셔도 된다. 

평소 그런 모습을 주변에 보이고 다니는 사람이 아닌 건 확실하니. 

그러나 달달한 문장을 쓸 수 있는 감성이 없다거나

그런 사랑을 모른다거나 하는 오해는 거두시라. 

그대가 알고 있다고 믿는 내가 나의 전부는 아니다. 


동명의 시를 소개한다. 

달달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그리워하다 쓴 문장들이니

대패나 핫팩을 상비하고 읽으시면 된다


초대/ 이민정


때때로, 당신이 두드리는 문 


오래된 피아노 위를 흐르는 

그리움의 전주곡처럼 

멈추지 않고 

쉬지 않으면서 

끊어지지 않는 

가슴속의 노래들 

슬쩍 내밀어진 부끄러운 손 

외면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잠시 주춤 

그러하더라도, 그렇기는 하여도 

오지 않는 것들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활짝 열어 둔 문 

슬쩍 지나쳤다 다시 돌아오는 길에라도 

언제든 열려져 있을 문 


그, 곳, 에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