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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녀 Sep 03. 2019

사랑은 詩時하다....2

-p10



가끔씩 그가 보고 싶어지면 

무심코 누르려던 통화버튼 앞 손가락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면서

내가 저질렀던 잘못들에 대해 생각한다. 

그럴때의 나는 세상 한심함의 극치다. 


굴 속의 나를 굴 밖으로 불러내고

손을 잡아주고 함께 걸어준 그에게

나는 그냥 나쁜년이다. 

굴 속에 두고 온 것들이 못내 아쉬워서 

굴로 다시 돌아온 나는

결국 餓死하고 말았다. 

그래도 싸다.


세상에 하 많은 만날 수 없는 것들 중 

제일 앞에 서서 

시퍼렇게 멍든 눈으로 나를 보고 있는

그에게로 가고 싶은 마음조차 사치라 

나는 차마 입도 떼지 못하겠다 했지만

이렇게라도 남겨야 

시라도 써야 


그에게 나는 

그냥 잊고 싶은 기억일테지만






 - 만날 수 없는 ,만나지지 않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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