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신엔 짝이 없다
비혼.
저는 지금 비혼입니다.
비혼주의는 아닙니다만
비혼 상태니까 비혼은 맞아요.
엘리 작가님은 여성들에게 비혼을 적극 권장합니다. 짚신은 원래 짝이 없대요. 한쪽이 해어지면 버리고 아무 다른 한쪽이 대체하는 게 짚신이라고 합니다. 조선의 패스트-신발.
혼자 사는 삶에는 많은 장점이 있죠. 그럼에도 여성의 혼삶에는 여러 말꼬리가 따라붙습니다. 여자 혼자 살면 위험하다. 남자가 없으면 안 된다. 애가 꼭 있어야 한다. 누군가에겐 맞는 말일지 모르겠지만 모두에게 맞는 말은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남자가 없어도, 애가 없어도 여성 한 명 몫의 삶으로도 충분히 충분할 수 있으니까요. 결혼을 선택하는 사람에게 왜 결혼을 선택했냐 묻지 않고 비혼을 선택하는 사람에게 왜 비혼을 선택했냐 묻는 사회입니다.
비혼이어도, 혼자여도 넓은 집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삶, 혼인관계가 아닌 가까운 이들이 병원에서 보호자가 되어줄 수 있는 삶, 그런 삶을 위해서 정비가 필요한 여러 제도와 사람들의 인식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낸 한 권이오니 다들 읽어보시고 광명 찾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부모 세대에게 저 같은 딸은 애물단지일지도 모르겠어요. 삼십 대 중반이 되어도 결혼하지 않은 딸이요. 하지만 제 주변엔 이런 딸들이 너무 많아요. 이런 딸들이 더 많이 자신의 얘기를 꺼낼 수 있도록 서로의 존재를 더 많이 발견할 수 있도록 부디 많이 읽어주시고, 선물로 나눠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번_생은_나_혼자_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