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 만 번 말해주고 싶었던 그 말

얼마든지 기다릴게, 언제든지 다시 와

by 의미있는 육아

2025.12.28(일) 01:55


너를 보내고 난 후 처음으로

할머니 집에를 갔어.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은 요즘이지만

처음이란 건 있어야 되니까...


조카가

"아기 낳았어요?"라고 묻는 말에

낳았지만 하늘나라로 갔다고 해야 하나 순간 고민하다가

"아니..."라고 말해버렸어.


바로 옆에 누나가 있기도 했고

고모부가 아이에게 "쓰읍!" 하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궁금하지..?"라고 얼버무리고 말았어.


이제 조금씩 만나게 될,

너의 존재를 아는 사람들로부터 받게 될

질문들이

자주, 깊이 엄마를 아프게 하겠지만

그들의 가벼운 질문은 흘러가겠거니 생각하려고


너와 엄마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쉽게 안부조차 묻지 못하더라

그저 우리가 조금씩이라도 괜찮아지길 기다려줄 뿐


사랑아,

엄마가 너를 보내기 전에 다시 오라고,

기다리겠다고 말을 해줬는지 기억이 안 나...


너를 대신할 다음 아기는 없다는 생각에 그만

더 좋은 곳에서 더 좋은 엄마를 만나길 바란다고,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말만 되뇐 것 같아.


어떻게든 다시 만나자는 말이

엄마와 아기를 의미하진 않았지만

너를 보내기 직전에

"사랑아, 엄마가 기다릴게.

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와."

하고 한 듯도 하고...

빨리 오라는 말을 못 한 것도 같아.


너를 보내고 난 후가

이렇게 더 많이 아프고 슬프고 미안할 줄 알았더라면

기다리겠다고, 언제든지 오라고,

얼마든지 기다려주겠다고

큰 소리로 백번 천 번 말해줄걸.


너와의 만남을 기약할 수 없다는 생각,

"다시 만나자고 인사도 못하잖아!"라며

친정 엄마를 붙잡고 울부짖었던 기억.

이 모든 게 지금 엄마를 더 괴롭게 만드는구나.


우리 아가,

우리 사랑이


엄마 마음 다 알고 있었을까?

어디까지 알고 갔니?


엄마도 몰랐던 엄마 생각까지

다 알고 갔길 바란다면

너무 큰 욕심이겠지?


지금은 딱 하나

엄마가 너를 아주아주 많이

그리워하고 사랑한다는 것

그것만 기억해 줘.


사랑해 사랑아.

내 아기, 내 새끼

작가의 이전글'다정한 너라서 아기가 행복했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