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름찐만두 Nov 20. 2024

나는 그렇게 91년생 이혼녀가 되었다.

#20. 내 인생이 더 허망해지는 과정 <이혼소송>

그렇게 얼마나 시간을 거쳤을까, 1년은 무슨

1년이 넘은 시간 동안 아무렇지 않게 아이와 함께 지내며

안 그래도 눈치가 빠른 똑 부러지는 아이라서

아이의 마음에 상처가 나지 않게

최대한을 버티면서 알아보다가 

한 법률 사무소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곳을 정한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친부양육권 소송 높은 곳"


그래 이곳을 정해야만 같은 법인변호사를 쓰지 않으니

나는 아이를 뺏기지 않을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뿐,

법인에서는 나를 달래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냥 모든 과정을 이야기하고 

이러한 이유로 이혼을 하려고 한다라고 하면

네,라고 진행만 될 뿐 법인사무소에서 난 그냥

가만히 있으면 빗자루로 쓸려질 하나의 먼지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오랜 친구한테 카톡을 남겼다.

"나 일할 수 있는 자리 좀 주면 안 돼?"라고


그렇게 정말 큰 산 하나를 넘겼지만 

더 큰 산과 자잘 자잘한 언덕은 많이 있었다.

아직 끝나지 않은 계약에 걸린 엄마 돈

그리고 지금까지 상대방을 도와준 우리 집안의 돈

그리고 아이

거주지 어떻게 말하지?

헤어지자고 하면 막 때리려나? 화내려나 어쩌려나

모든 고민에 이틀에 한번 꼴로 잠을 잤지만

잠을 잔 것도 아니고 이건 잠을 안 잔 것도 아닌 와중,


나는 이렇게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밥 차려주고 빨래하고 그냥 이렇게 시녀같이

나 자신을 갉아먹지 말자라고 하고

주섬주섬 짐을 싸고 업체를 알아보게 되었다.


"이 날 아침 제가 싸둔 짐과 가전 전부 폐기해 줄 수 있나요

되도록 빠른 시간에 끝내주셔야 하는대요 비행기 타야 해서"


그렇게 진흙탕으로 가는

아니 어쩌면 진흙탕을 밟고 그 진흙을 밟고 넘어서야 

나오는 꽃밭을 위해 나는 

망설임 없이 진흙탕으로 입수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