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질 때마다 다시 읽을 글
문득 정신이 차려졌다. 네게 두 번 베인 이후로 일주일간 청소하지 못했던 방바닥이 보였다. 널브러진 빨래들이 보였다. 널기만 하고 걷지 못해 먼지가 쌓여가는 옷들이 보였다. 개지 못 해 잔뜩 구겨진 이불이 보였다. 너와 전화하지 못하게 된 후로 단 한 번도 손대지 못해 하얗게 먼지가 쌓인 이어폰이 보였다. 다, 다 나 같았다. 그래서 곧장 물티슈를 꺼내 들곤 무작정 바닥을 닦기 시작했다. 제발 내 마음도 닦이길 바라면서. 한 순간에 닦이는 먼지처럼 내 마음도 그러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