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꽃의 이름이 뭐예요?

by narae

친구들을 만나고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앉아계신 노부부 앞에 서서 가고 있는데 내가 들고 있는 꽃을 유심히 보시더니 두 분이서 도란도란 얘기하신다. 시선은 계속 나의 보라색 꽃에 꽂혀있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물어보셨다.

이 꽃 이름은 뭐예요?

나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보라색 꽃은 참 귀한데.. 예쁘네요.

나도 다시 꽃을 보았다.


노부부가 내리고 그 자리에 앉아 꽃을 찍어 검색했다. 캄파눌라. 보라색 꽃의 이름. 꽃말은 따뜻한 사랑, 변하지 않는다, 상냥한 사랑, 만족, 감사... 친구의 청첩장 모임에서 다른 친구가 나에게도 꽃을 선물해 주었던 것인데 가지 하나에 방울방울 다섯 개의 꽃이 피어있다.


누군가가 들고 있는 꽃 한 송이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보는 사람, 처음 보는 보랏빛 꽃이 너무나 궁금해 꽃의 이름을 물어보던 사람. 잠깐의 대화였는데도 왜 이리 내 마음에 오래 남는지. 그 노부부에게 선물 받은 꽃을 선물로 드리고 싶었지만 아내를 부축하며 사람들 사이를 힘겹게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고 꽃이 짐이 될까, 가만히 있었다.


나보다 이 꽃을 더 좋아하실 것 같아서 드리고 싶었는데. 나보다 이 꽃을 더 오랫동안 사랑스럽게 바라보실 것 같아서.


찰나에 순간이었지만 순수한 영혼을 가진 사람을 만난 것 같다. 사람 관계 사이에서 오는 계산과 모순과 거짓말과 회피와 버림받음과 상처와 아픔과 미련과 지질함과 변변찮은 감정 속에서, 저렇게 꽃을 보고 순수하게 아름다워하는 마음을 만난 것이. 보라색의 꽃보다 더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꽃말의 말처럼 그는 꽃을 닮았다. 상냥한 사랑. 그는 아내를 부축하고 일어난 그 자리를 내게 앉으라며 양보하고 지하철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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