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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rae May 15. 2023

눈물의 가디언즈오브갤럭시

사랑스러운 존재들

영화의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다른 행성에서 온 인물들은 생김새에서도 공통점을 찾기 힘들다. 그런 그들이 모여 가디언즈오브갤럭시가 되고 가족의 형태로 변해가는 것이 가족보다도 더 온전해 보인다. 그리고 그들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무모할 정도로 사건에 정면으로 부딪히고 그들의 방식대로 풀어간다. 사건이 해결된 이후로 가족처럼 영원히 함께 할 것 같던 그들은 이제 각자의 삶 속으로 걸어가기로 한다. 사건을 정면돌파 했던 것처럼 더 이상 도망치는 자신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사건은 그렇게 앞뒤안가리고 헤쳐나가면서 자기 자신에게서 일어난 일들에선 계속 도망쳐 오는 것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각자의 삶을 살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길을 걷기로 한다. 이제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눈물을 글썽이며 너는 연약해, 내가 필요할 거야, 옆에 있어 줄게.라고 말해도 단호하게 아니야, 이건 나 혼자 해야 하는 일이야.라고 하며 등 돌려 그의 반대쪽으로 힘차게 걷는다. 그보다 더 든든한 존재를 이끌며 그녀의 삶으로 멋지게 퇴장한다. 각자가 모자란 모습이 있지만 결국엔 그들에게 어울리는 곳으로 자연스레 떠난다. 그곳에서의 그들은 한층 더 편안해 보이고 당당해 보이기까지 하다.


영화에 나온 대사가 나를 울게 했다. 그 대사는 로켓이 하얀 공간에서 삶과 죽음사이에 있을 때 흘러나왔던 대사다.


너는 몰랐겠지만 언제나 주인공은 너였어.


그 대사가 나온 후로 영화는 계속 이어졌지만 집중할 수 없었다. 그 대사가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기 때문이다. 내 안에서 듣고 싶었던, 하지만 그 말이 무엇인지는 나도 알 수 없었던 그 말을 들어서, 듣는 순간엔 흡하고 숨을 급하게 들이켜고 눈을 질끈 감을 수밖에 없었다. 참을 수 없는 눈물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혼자서의 살아내는 삶은 외롭다. 어떤 때는 너무나 버겁고 공기마저 무거워서 감당할 수 없게 느껴진다. 혼자 밤거리를 걸어서 본 영화가 뜻밖의 위로를 주었다. 언제나 내가 느끼는 위로는 사람에게서가 아닌 다른 것에서 온다. 책에서, 영화에서, 대사에서,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보러 간 가디언즈오브 갤럭시에서 들은 것이다.


마블시리즈 중에서도 가디언즈갤럭시를 가장 좋아하게 되었다. 비급 유머, 취향, 코드뿐 아니라 노래와 과감한 장면들, 캐릭터 하나하나에 이야기를 심어주는 그 과정이 좋다. 어벤저스처럼 완벽한 존재는 아니지만 부족함 속에 숨겨져 있던 그들의 모습은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그리고 그들은 곧 우리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려주기에 나는 이 영화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가슴에 남은 대사는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 맴돌았다. 그리고 일기에 적었다.

“너는 몰랐겠지만 언제나 주인공은 너였어.”


눈이 부시도록 하얗고 밝은 빛 너머로 다시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이야기처럼 나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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