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rae Sep 07. 2023

또다시, 인도

보고 싶었어

1일 차


아침 8시에 공항에 도착해 12시 비행기를 탔다. 두 번째 인도, 그리고 두 번째 에어인디아. 기내 영화가 생각보다 볼게 많았다. 가오갤 3, 스파이더맨 뉴유니버스 시리즈, 듄, 탑건, 인어공주 등등 기대를 안 해서 아예 틀어보지도 않았는데 진작 틀어볼걸 그랬다.


비행하는 내내 하늘을 봤다. 환상적인 모양의 하늘이 이불처럼 펼쳐지기도 하고 신전의 모양처럼 신비로운 모습이기도 했다. 기내식을 먹으면서도 봤다. 이런 황홀한 뷰를 보면서 먹으면 뭔들 맛없으리. 하지만 기내식은 여전히 맛없었다. 종이를 씹는 것 같은 질감과 맛. 신문지일까 복사용지일까 갱지맛일까 생각하면서 배고프니 일단 먹었다. 기내식을 찍고 나니 플레이팅이 인도 국기 같은 건 좀 귀여웠다.


인디아 게이트를 지나고 본격적인 크레이지 드라이빙으로 강제 초대된다. 인도에 왔으니 일단 귀때기부터 정화시키려는 인도 음악으로 시작한다. 시바시바시바샴보 오오 시바시바시바 샴보.. 기사님 다른 노래 틀어줘요 시바.. 하지만 다른 노래는 한 가지의 얼굴을 한 인도 노래였다.


중간에 들른 맥도널드. 비건 마크가 반갑다.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나에겐 너무나 편하게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이 기쁨을 나 말고 누가 알까. 인도가 좋은 이유 중에 반은 여기서부터 먹고 들어간다. 마살라콜라가 궁금해서 시켜보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말렸다.


밥 먹고 출발하다가 또 어딜 들르기에 뭔가 싶었는데 드라이버들의 티타임 시간이었다. 5분 만에 온다고 했는데 20분 만에 왔다. 다시 시작되는 귀때기 정화작업에 정신이 혼미한데 갈수록 나빠지는 도로상황과 역주행 차량, 좌우로 조여 오는 차들이 영혼마저 쏙 빼간 것 같다. 클라이맥스로 방지턱을 제대로 밟고 지나가서 지붕이랑 하이파이브로 마무리했다.


아침에 출발해 한국시간 새벽 세시쯤 도착했다. 파김치가 되어 인도에 왔다. 파김치여도 좋아. 이제 여기는 인도니까. 내가 또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그리던 꿈 속으로 들어온 것인지 몽롱했다. 하나도 피곤하지 않았다. 나는 또 미소 짓고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무도 없는 요가원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