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그리고 여름이 나에게 말해준
리시케시엔 나비가 많다. 크고 작은 날개를 가진 나비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띠어진다. 색도, 크기도 다채롭다. 푸른색, 노란색, 검은색, 무늬가 있는 나비들을 만난다. 가녀린 날개로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것을 보면 나도 자유로워지는 기분이 든다.
어느 날은 카페에서 검은 배경에 흰 점이 있는 나비를 발견했다. 바닥에서 이리저리 아이처럼 뛰어노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다음날에도 같은 카페에 갔는데 저번에 보았던 나비였지만 한쪽 날개가 찢어진 채 바닥에 있었다. 어쩌다 다쳤을까, 당연히 죽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눈을 돌리는 순간 나비가 움직인다. 그것도 두 날개가 있었을 때와 똑같은 움직임으로.
그렇게 움직이다 결국엔 내가 있는 테이블 가까이서 움직임을 멈췄다. 무언가를 나에게 말해주려고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움직인 게 아닐까. 자신의 반이 찢겨도 움직이는 나비. 그 작은 생명이 소리 없이 던져주는 느낌표. 나도 그렇게 살아가라고 나비가 말했다. 법정스님의 책에서 읽었던 문장이 생각나 스님의 글로 갈무리한다.
[법정스님, 아름다운 마무리]
사람인 우리는 살아 있는 나무와 꽃들에게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이 여름 당신 곁에서는 어떤 꽃과 나무들이 당신의 가슴에 말을 걸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