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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rae Sep 24. 2023

인도, 오래 남겨질 기억들

여기, 살고 싶다는 말을 했다

모든 것을 놓아두고 가는 여행은 자리를 박차고 떠나는 새처럼 자유로운 기분이 든다. 나의 손때가 묻은 공간과 익숙해진 곳을 떠나가 새로운 곳에 도착했을 때, 낯선 느낌은 오히려 그곳에서 오래 머무르고 싶

게 한다. 다시,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곳에서 살고 싶게 한다. 나는 여행자이지만 원래 살았던 주민처럼 밥을 먹고 거리를 걷고 싶다.


멋진 관광지의 건물들을 보는 것보다 한 곳에 오래 머무르며 날씨의 변화와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는 것이 더 좋다. 그게 나의 마음에 더 오래 남는다. 잠깐 산책을 하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땀으로 젖어도 골목길을 내 집 앞처럼 누비며 걸어 다닌다.


그토록 오고 싶었던 곳으로 와, 시선을 멈추어 바라본다. 나의 두 눈으로 담아 마음에, 손끝에 만져지는 새로운 감촉에, 잊히지 않을 만큼 강렬한 날씨에 나는 더 오래 남겨질 것들을 담아낸다.


어느 때보다 소중한 9월의 가을. 나는 인도에서 9월의 여름을 보내고 있다. 나의 눈에 사랑이 담겨 있기에 모든 모습들을 저장하고 싶다. 지나가는 소들, 아무 데나 쓰러져 자는 개들, 강가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마저도 아름다운 풍경으로 다가온다. 하루에도 많은 이야기가 나에게 온다. 그 이야기들은 내가 책에서 읽었던 이야기들 같다.


나에게 말을 건네는 이 나라에서 그 이야기들을 매일 담아내려고 했다. 돈으로도 살 수 없고 아무에게나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니기에 무엇보다도 소중했다. 이곳의 사람들은 우리보다 적게 가졌을진 몰라도 늘 먹는 밥처럼 웃음을 먹고 소화하고 그것을 나누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소유할 수 있는 물건보다도 그들의 삶을, 짙은 피부와 대비되어 더 맑게 빛나는 그들의 눈동자를 나도 가지고 싶었다.


이제 일주일의 시간이 남아있다. 처음 왔을 때의 설렘과 새로움이 이제는 익숙함과 아늑함으로 흘러 나의 표정에 담긴다. 이곳에 있지만 그리움에 눈물이 나려고 할 때 마음속으로 나를 달랜다. 괜찮아, 네가 그리워하면 언제든 다시 오면 돼. 그때도 여전히 이곳은 너를 온몸으로 반겨줄 거야. 가족도, 친구도, 나의 물건들도 없는 이곳을 나는 뭐가 그리 좋은지. 나는 이곳을 사랑하고 여전히 그리워하고 있다. 또 눈물이 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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