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우리 부모님은 애월읍 유수암리에서 잠시 지냈었다. 그때도 제주 이주 한 사람이 조금씩 있던 때였는데 근처에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많이 살았다. 지금은 너무나 유명해진 마스터 셰프 코리아의 아루요도 집 근처에 있었다.
나와 동생은 각자 학교다니느라 제주 밖에 있었고, 우리 부모님은 자유롭게 동네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이웃의 정(?)을 나눴다. 다행히 이웃들은 대부분 좋은 사람들인지라 시간이 꽤 흐른 지금까지도 정겹게 인사를 나누며 잘 지낸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내가 찾은 이웃집은 유수암리 깊숙한 곳에 있는 카페 슬로리다. (영문으로 slowly인데 국문 표기를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겉으로 보기에 가정집같고 들어갈 때 신발을 벗어야 해서 정말 집 아니면 별장에 들어가는 느낌이다. 거실에 테이블이 딱 3개 있는 매우 소박한 카페.
이 카페가 특별한 건 이 곳의 모든 가구는 주인 부부가 직접 만들었다는 것이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가구들하고는 다르게 모두 한정판이라는 것. 제주도 모양을 한 장이나 벌집모양 책장 등 특이한 것도 많다.
우리 집에도 하나쯤은 시그니처 가구가 있었으면, 하고 꿈꾸게 됐다. (하지만 신혼부부에게 적절한 가격은 아니라는게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