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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앨리스 Sep 23. 2018

베트남에서 보내는 추석

비슷한 듯 다른 듯 오묘한 추석 보내기

추석 연휴. 한국에서는 설날과 더불어 가장 큰 명절이자 연휴다. 그래서 주변 지인들이 '베트남에서도 추석을 보내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다르다. 일단 우리나라처럼 추석이라고 휴일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따흐흑...) 하지만 명절을 기리면서 이벤트를 하고 유통가에서는 할인을 하기도 한다. 참, 여기서는 추석을 Trung Thu(쭝투)라고 부른다. (한자어 '중추'에서 왔다. 영어로는 Mid-autumn Festival.) 


랜턴 장식을 한 백화점 로비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쇼핑몰이나 마트에 쭝투 장식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중국식 같기도 하지만 어딘가 다른 모양! 


추석맞이 라자다 세일 배너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쭝투 맞이 할인을 한다. 둥근달과 토끼 그림이 있는 건 우리나라랑 참 비슷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추석은 한 해 추수에 감사하고 가족들과 수확한 곡식을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은 의미를 지니는 듯하다. 


월병 (반쭝투 / Banh Trung Thu) 사진, 출처는 구글 이미지 검색

참, 우리나라에서는 추석에 송편을 먹는다면 베트남에서는 월병 (Banh Trung Thu / 영어로는 Moon cake)을 먹는다. 나는 아직 맛을 보지는 못했는데 어디서 들은 얘기에 따르면 (제품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어떤 월병은 유통기한이 2-3년이라고 한다. 케이크라고 해서 금방 상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오래가서 놀랐다. 그리고 엄청나게 달아서 꼭 커피나 차랑 같이 먹어야 한다고 들었다. 


고급 월병을 사면 포장이 엄청 화려하지만 안에 케이크는 막상 몇 개 없는 경우도 있었다. 이게 맛으로 먹는다기 보다는 선물을 주고받는 데에 더 의미가 있어 보였다. 


베트남 추석은 특별히 아이들을 위한 날!


한 가지 독특한 점은 이 날이 아이들을 위한 날이라는 것이다. 어떤 글에 따르면 평소 농사 짓느라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해서 이 날 아이들과 놀아줬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을 사주고 등불을 만들면서 놀았다는 얘기다. 


요즘 학교 다니는 아이들을 보니 추석을 맞아 집에서 등불을 만들어 오고, 작은 학예회처럼 추석 맞이 공연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릴 때 명절 맞아서 다 같이 학교에서 송편 만들고 그런 정서랑 비슷한 것일지도... 



나도 추석을 맞아 한국 마트에서 작은 송편을 한 팩 샀다. 거주지가 좀 안정이 되었다면 명절 음식 사다가 분위기라도 내 볼까 했지만 아직 부엌이 세팅되지 않은 우리 부부에게는 힘든 일이다. 오늘 저녁에는 남편과 송편을 나눠먹으면서 가족들에게 연락을 해 봐야겠다. 


https://e.vnexpress.net/news/travel-life/culture-arts/vietnam-s-mid-autumn-festival-is-a-thing-of-great-beauty-38053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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