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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부커 Oct 29. 2024

그래요.나는 교육행정직 공무원입니다.

"작은 순간에서 찾은 큰 의미"

그날 아침, 출근하던 길에 길게 뻗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하늘은 더욱 맑고 투명해졌다. 숨을 깊게 들이쉬면서도 나는 한편으로는 이른 퇴근 후에 또 맞이할 육아의 시간들을 떠올렸다. 유치원생 아이가 자주 묻는 “아빠는 왜 일해?”라는 물음이 떠오르면서 어느새 나도 내 일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있었다.


그날 오후, 내진보강공사 점검차 체육관 및 유치원, 학교 본관동을 돌면서 학생들을 마주치던 중이었다.

한 아이가 나를 보며 묻는다.


“선생님, 여기서 일하면 재밌어요?” 내겐 그리 새롭지 않은 질문이었지만, 질문하는 아이의 표정에는 무언가 담겨 있었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답했다.


“재미도 있지만, 꼭 필요해서 하는 일이란다. 너희가 학교에 있을 때 힘든 일들이 없도록 돕는 게 나의 일이니까.

너희가 느낄 수 있는 ‘안전함’ 속에 내가 있어.”


아이의 표정이 밝아지는 것을 보며 나는 내 일에 담긴 가치가 문득 더 크게 다가왔다. 그 순간이 지나고 행정실로 돌아와서는 커피 한 잔을 내려놓고 홀로 생각에 잠겼다.


하루가 쌓여갈수록, 일의 무게가 더 깊어질수록, 이런 작은 대화들이 나에게 에너지가 된다는 걸 새삼 느낀다.


저녁이 되어 아이와 함께 저녁을 먹던 중, 아이가 또 묻는다.

“아빠, 오늘도 학교에서 재밌었어?”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응, 아빠도 재밌었어.


우리 학교 친구들이랑 이야기 많이 했거든. 그리고 오늘은 선생님들이랑 너처럼 궁금한 게 많은 아이들에 대해 얘기했단다.”


아이의 눈이 반짝였다.

“아빠, 나도 학교 가면 궁금한 거 물어봐도 돼?”


“물론이지. 너도 궁금한 게 생기면 선생님께, 그리고 아빠한테도 언제든 물어보렴.”


그 질문 하나가 내 일에 대한 생각을 또 한 번 뒤흔들어 놓았다. 우리는 늘 아이들에게 가르친다고만 생각하지만, 사실 아이들이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그들의 순수한 질문 속에는 어른이 된 우리가 잊고 살았던 의미가 담겨 있었다.


퇴근 후 맞이하는 육아는 단순한 반복이 아니었다.

작은 손을 잡고 느끼는 책임감과 아이의 질문들 속에서 다시금 배우는 교훈들이 이 시간을 더 소중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렇듯 사소한 일상 속에서 큰 의미를 찾는 것이 나의 매일이다.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그리 대단한 명분이 아닌, 이렇게 매일의 순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얻는 깨달음들에 있었다.


“아빠는 왜 일해?” 아이가 다시 묻는다.

나는 잠시 생각한 후 답했다. “아빠는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지내도록 돕고 싶어서 일하는 거야.


너도 커서 너만의 이유를 찾게 될 거야.”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 손 위에 올렸다.

그 따뜻한 온기가 내 하루의 마무리가 되었고,

나는 다시 내일을 준비할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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