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본 자만이 안다.
달려본 자만이 안다.
이 벅찬 기쁨을.
이 세상이 축복이라는 것을.
내가 살아 있다는 게 기적이라는 것을.
살면서 해소되지 않는 갈증이 있었다.
아무리 물을 마셔도,
죽도록 술을 마셔도,
피가 나도록 몸을 씻어도,
밤새 떠들고 놀아도,
그건
잠깐,
몸의 외피만 식힐 뿐이었다.
내 안은 여전히
무언가에 갇혀 있었다.
그런 나에게,
삶의 위대한 순간은 우연처럼 다가왔다.
그저 한 걸음이
두 걸음이 되었고,
어느새 나는
풀코스를 도전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그토록 갈망하던
해갈(解渴)이
비로소 일어난다는 것을.
달리는 동안
내 안의 묶여 있던 찌꺼기들이
속 시원히 날아갔다.
머릿속이 뻥 뚫렸다.
창조된다.
발산된다.
공명한다.
연결된다.
찬란하다.
기쁨이다.
열린다.
달리면서, 갑자기 떠오른 생각들이 너무 강렬해서
잠깐 멈추어 글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날것의 감정들을
모든 분들 느껴보시라고
퇴고 없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