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아버린 눈이 싫어요.
“네 눈에서 살기가 내려앉았어. 언제쯤 돌아올 수 있어?”
엄마의 물음에 마른침을 삼켰고, 대답하지 못한 채 웃기만 했다.
나도 몰라.
똑바로 응시한 눈에는 걱정이 비쳐서 나도 모르게 눈을 내리깔고 말았다. 여름의 뜨거운 열기에 몸을 맡겨 버리니 곧장 달아오르는 것이 퍽 나쁘지만은 않았다. 너무 덥거든 에어컨을 키면 그만이었다. 취기에 몸을 맡기고, 기억을 잃어버리기도 일쑤였다.
이번 여름은 다른 여름보다 너무 뜨거웠다. 쾌락에 쫓아가 그저 맡기기도 해 보았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것은 아니라서 금방 그만두었지만, 단발적인 것들은 간간이 존재했다.
어떤 것은 너무 달콤할 만큼 잘 맞았고, 어떤 것은 소금 간을 해야 할 것처럼 약간은 밍밍하기도, 어떤 것은 감흥조차도 없었다. 달콤함을 쫓자니 위험했고, 간을 맞추자고 하니 노력을 하는 것이 싫었다.
그래, 쾌락도 그만 쫓자고 생각했다. 그다음으론 몇 날 며칠을 술로 지새우기도 했다.
한적한 시간이 싫어서 한 잔, 어디에 화를 내야 할지 몰라서 한 잔, 차가운 겨울 바닥에 엎드려 운 날, 신을 마주했던 그날처럼 따뜻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어서 한 잔. 그렇게 잔을 비우는 날이 늘을수록 초록색 병은 하나에서 두 개로, 두 개에서 세 개로 늘었다.
나이가 어리지만, 어른스러운 듯한 뽀로로 친구가 그랬다. 누난 어린애야.
어라, 저런 말을 또 하는 사람이 있네 싶어서 웃었다. 그래, 난 어린애야 하며 웃어넘겼다.
문제는 진짜라는 거지. 날 어린아이로 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서 탈이다.
도망가야 하나, 하고 생각해야 할 정도로.
이번 가을에는 사람을 사랑하기에는 틀렸다. 이미, 많은 것을 사랑하지 않고 있기에.
언제쯤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싶은, 그런 여름의 막바지에 다다른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