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크림 Nov 04. 2021

불안의 웅덩이

침잠했던 마음의 분노를 밟아 울컥해버렸던 지난밤의 아찔한 웅덩이는 잠시 종적을 감췄다. 

다시 찾아오리라. 짧은 인사를 남기고 사라진 그 웅덩이가 채 지나지 않아 미상의 불안이 찾아왔다. 

이것 또한 오랜만의 감각이다.


네 진심은 무엇이야?


내게 묻기 위해서. 더는 듣지 않기 위해서 침묵을 택했던 일이나, 진심을 말하겠다 하여 말한 것은 도리어 칼로 찌르는 것이나 다름없었던 말들이 담긴 웅덩이가 다시 올라왔다. 아, 이번엔 네가 찾아왔구나.     


네가 말한 진심은 결국 나를 찌르기 위해 있었네. 그치?

난 너를 믿었는데.     


속이 울렁거렸다. 흔들거리는 마음은 나를 죽이기 바빴다. 결국엔 내가 문제가 되어버린 것처럼.

더 깊게, 깊게. 숨을 꽉 참는다.    

 

이번엔 어떻게 할 참이야?      


심장이 꽉 멎는 듯한 소리를 가만히 듣는다.

어떻게 할 참이냐니.     


불안마저 집어삼켜 온 웅덩이가 제법 의기양양했다.

너를 지나치기엔 꽤 네가 커져 있는 듯하다.

선생님을 만나려면 2주가 남았다.     


그 안에 너와의 싸움을 내가 이겨야겠다.


#사진은 오늘 의도치 않은 치팅데이를 맞은 주혜가.

작가의 이전글 사실 진짜로 묻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