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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 May 14. 2022

그러나,

- 탈선 혹은 자유

어떻게 되었을까?

델마와 루이스는......

비극은 보고 싶지 않아

눈을 꼭 감는다

안나, 그녀를 만나야겠다

기찻길, 전으로 그녀를 찾아간다


앉은자리의 그녀 손을 붙잡고 무릎에 얼굴을 파묻은 채

오래도록 간절하게 애원하고 싶다

그녀를 붙들고 싶다


기찻길을 벗어나 풀숲을 걷는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모퉁이를 걷는다


사랑하지 않는 것을 위하여 살아갈 수는 없다

결국은 사랑

사랑만이 위대하다고, 사랑을 벗어나서는 살 수 없다고

그러나 사랑은 때론 잔혹사


재투성이 신데렐라의 행복한 결말이 앞서 온 고난 때문이라면

그녀도 고난을 받았어야 했다

모두를 눈멀게 하던 빛나던 광채는 저녁놀의 불꽃 속에

한 줌의 재로 부서져야 했다


안나, 나는 두렵다

맹목적인 것들이 두렵다

뛰어드는 것들이 두렵다

그러나 맹목적으로 뛰어들고 싶다


델마와 루이스는 허공의 소리 없는 다리를 건너 지금도 달려 나가고 있을 거라고 그들의 소리는 음소거되었고 관객은 텅 빈 객석을 뒤로 한채 빠르게 발길을 돌렸지만 그러나, 그러나...... 그녀들의 두 팔은 수평 위를 달리고 영원히 끝나지 않는 궤도에 안착한 빛나는 행성이 되었을 거라고

판타지의 믿음만이 절실한 순간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나는 이 문장을 꽉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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