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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 Nov 17. 2021

온기

오늘은 뭘 먹지?

장을 봐서는

고슬고슬 솥밥을 앉히고

보글보글 청국장을 끓이고

바락바락 꼬막을 씻고

조물조물 시금치를 무치며

온기를 모은다


각자의 자리에 있다가

현관문에 들어서며

누군가 모아 놓은 온기에

미소 짓는 줄도 모른 채

입꼬리가 위로 살짝 치솟는다


온기는 있는 듯 없는 듯

마음밭에 뿌려져

거름이 되고 수분이 되어

누군가의 뿌리가 되고

중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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