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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 Jan 18. 2022

바람이 지나가는 동안만

땅 속에 단단한 뿌리를 박고 서 있는

나무처럼 굳건한 생을 살고 싶었다


굵은 뿌리로 양분을 뿍 머금은

견고한 가지를 만들어 내고 싶었다


살랑

부는 바람에

가지 끝의 나뭇잎이

이리저리 뒤채인다


바람에 나부끼며 풀처럼

흐느적거리는 시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체념의 시간


뿌리의 힘조차 빌릴 수 없는

무능의 시간


나뭇잎 같은 마음이 떨고 있다


바람이 지나가는 동안만

그대로 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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