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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 Feb 09. 2022

가벼움에 대하여

하얀 눈이 나리는 모습이


가녀린 솜털 같은 눈송이가

아래 위로 좌 우로 날아다니며

세상의 공백을 메우고

찰나의 순간 물이 되어 사라져 가는 모습이


하얀 눈이 나리는 모습이


보드라운 깃털 같은 눈송이가

경쾌하게 선을 그리며 유영하다

찰나의 순간들과 조우하며

소복소복 하얗게 쌓여가는 모습이


뽀드득 소리에 놀라

짐짓 사라져 가고

잊혀져 가는 모습이


어느덧 존재를 내어주고

새로운 형체로 태어나는 모습이


계단 끝 모서리마다 남아

존재를 일깨우는 모습이


누군가의 기쁨이 되고 기별이 되어

삶의 한자락을 변화시키는 모습이


하얀 눈이 나리는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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