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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 Mar 02. 2022

밤공기

지상에 내려앉은 별빛들이

하나 둘 반짝이며

모두가 식사를 마쳤을 즈음의

느긋한 시간 앞에

바람이 휙휙 소리를 내며

노송을 흔들고

내 코에 밤공기를

훅 불어주고 떠나간다


언제 내렸는지 모를 빗방울들이

장하게 창틀에 매달려

이따금 톡톡 소리도 내며

까만 밤이 촉촉하게 내린 거리 위로

자동차 바퀴 굴러가는 소리

오토바이의 커다란 엔진 소리

누군가 지나가는 발걸음에서

빗물 섞인 밤공기가 묻어난다


밤공기는 지상에

내려앉은 별들의 수만큼

따스한 온기의 향취를 품고

바람 그네 타고

빗물 타고 흘러

나의 가슴을 두드린다


그리운 옛 동네

골목길에 서서

오랫동안 바라보던 해질녘 풍경 속의

아스라한 밤공기 속에

한 소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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