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카카오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링키지랩에서 '수어 통역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수어 통역사로서 다양한 회사 이야기들을 장애인을 채용하는 기업이나 농인 근로자, 그리고 저와 같은 수어통역사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저의 7년을 기록하려 합니다.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 건축, 환경, 서비스까지 포함할 수 있으며 연령, 성별, 국적, 장애 유무에 관계없이 모두가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누구나 사용이 용이하고 접근성 높은 디자인을 말할 때 자주 언급되는 것이 바로 유니버셜 디자인이죠. 장벽을 허무는 베리어프리가 그 시작이구요. 베리어프리 대상은 장애인만 해당이 아니라 왼손잡이, 저시력자, 질병이나 상해를 입은 환자, 심지어는 외국인 등 다수가 포함될 수 있어요.
제품, 환경 그리고 건축적인 측면에서 많이 적용되고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유니버설 디자인인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사로나 점자블럭, 휠체어 리프트 정도를 생각하실 수 있을거에요. 나아가 지하철의 손잡이가 길고 짧은 것도 유니버셜 디자인이라는 것을 모르고 지나칠 만큼 곳곳에 적용된 게 유니버셜 디자인이기도 하고요. 여기서 한가지 아쉬운 것은 바로 서비스 측면에서의 유니버셜 디자인인데요. 바로 저의 일이기도 한 수어통역서비스를 이야기 하고 싶어요.
공공기관에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려보자면 장애인전용주차구역, 경사로, 자동문, 유도블럭, 점자가 찍힌 안내도, 돋보기, 엘리베이터, 장애인화장실 등이 생각나실 거에요. 하지만 수어통역이 가능한 공무원 혹은 수어통역사는 본적이나 경험하신 적이 없었을 거에요.
대국민 복지정책을 실천하는 행정기관조차도 청각언어장애인, 그리고 수어가 모국어인 농인에게는 베리어프리가 아닌 베리어, 장벽 그 자체인게 현실이에요.
링키지랩은 설립 때부터 수어통역사를 직접 고용해서 업무 중에 생기는 다양한 소통 이슈에 대응하고 있었어요. 제 경험상 이렇게 수어통역사를 직접 고용하는 기업을 접해본 경험이 없었기에 신기하면서도 ‘그래 바로 이거지’ 라고 생각했어요.
이후 장애인표준사업장에 대한 내용을 더 많이 접하면서 청각장애 근로자를 채용한 사업장에서 전담 수어통역사를 배치했다 라는 기사도 간혹 볼 수 있게 되었죠. 장애인 고용 확대라는 목적을 가진 기업이라면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한 업무환경 뿐 아니라 청각장애인의 접근성도 반드시 고려해야한다 생각해요.
비장애, 타장애 동료들과 동등하게 소통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최선의 방법은 수어통역, 문자통역을 지원할 수 있는 수어통역사의 적극적 배치라 생각하고 장애인고용촉진법에도 이런 내용이 담겨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