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희망이고 그래서 불안이다.
지하철역 앞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서는데, 손등 위로 작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그치지 않을까, 그냥 뛸까? 하다가 혹시 지하철을 내려 비가 많이 오면, 아침부터 쫄딱 젖어 들어가겠다 싶어, 트렁크 구석에 있던 커다란 골프 우산을 꺼내 들고 출근했다.
세 번이나 갈아타야 하는 지하철에서 이토록 긴 골프 우산은 날 참 번거롭게 하였다.
지하철을 내려 보니, 역시나 비는 오지 않았고, 괜히 들고 왔다 후회하며.. 사무실에 들어갔다.
오늘 회사에서 나의 하루는 좋지 않았다.
아침 미팅의 한 세일즈 담당자는 제품을 팔러 온 것인지, 사러 온 것인지 모르게 꽤나 거만하였고,
점심으로 고른 메뉴는 영 맛이 없었다.
오후 회의 때엔 나랑 상관없는 이야기 같아 잠시 딴짓을 하다가, 좋지 않은 소리를 들었고,
여섯 시 지나 회의가 끝나, 내일 보고해야 할 문서를 만들고 나니 10시도 훌쩍 지나 있었다.
지하철이 끊길까 바쁘게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우산! 나에겐 커다란 골프 우산이 있지!
두 명이 같이 써도 어깨가 젖지 않을 만큼 커다란 그런 우산이 지금 내 손에 있다구..!
오늘 같은 날, 우울한 퇴근길에 우산마저 없었다면.. 난 얼마나 처량한 마음이었을까..?! 다행이다. 우산을 가져와서… 그런 생각을 하며 웃었다.
그러고 보면 인생이 마냥 나쁘기만 한 것도, 좋기만 한 것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희망이고 그래서 불안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