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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성희 Jan 14. 2022

완벽 그 자체

얼마 전, 동생이 해보라며 보내준,

자신을 나타내는 동물을 맞혀준다는 퀴즈.


그 결과,

나는 '갑오징어'가 나왔다.



읽어보면,  맨 첫줄.


'완벽한 뇌와 신체비율' '내가 원하는 대로 위장할 수 있는 능력'


그리하야!

맨 아랫줄


'완벽 그 자체'


기분좋은 결과다.


하지만.  의아하다.


'완벽 그 자체'인 생명체가 다른 것도 아닌 '갑오징어'라니...


가만 다시 읽어보자.


'무척추동물로선..' 이란 조건이다.


그래. 맞네.


집에서만,  그것도 침대와 책상, 식탁만 오가는 누워서 사는 무척추동물.


매일 누워만 있는 '무척추동물'에게 완벽한 뇌는 고통이다. 쉬지않고 움직이는 뇌때문에 집에만 갇혀있는 몸뚱아리가 더 원망스러워지니까.


내가 원하는대로 변신이 가능하다면, 뇌가 가볍고 자유롭게 세상을 다 느껴보고 싶다.


그러니, 집에만 누워있는 '무척추동물'에겐 그것도 고문이다.




어제 낮에 잠시 나갔다가 동네 횟집 수족관 옆에 쓰인 '갑오징어'라는 글씨에 수족관 안을 쳐다봤다.


참 희안하게 생긴 생명체가 있었다.


완벽 그 자체인 '갑오징어'였다.


하긴,  무척추동물에만 최고라도 최고는 최고니까.


그 안에서는 '완벽 그 자체'이니까.



그런데

침대에 누워만 있는 '완벽 그 자체'는 

오늘도 '완벽한 뇌'만 움직이며 '원하는 것으로 변신'해 웃는 꿈만 꾼다.















#책과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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