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내가,
사슴을 안고...'
- 백석
'가난하다고 왜 사랑을 모르겠는가...'
- 신경림
시인은 가난하다.
가난한 시인이 진짜 시인같다.
이런 생각이 진실은 아닐 지라도.
시인을 생각하면 그러하니... 난 가난한 시인의 아내가 되어보도록 한다.
가난한 시인의 사랑.
가난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생각하던 열정이 넘치던 시절.
그 땐 그것을 구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가난은 불편함이라고 생각하던 시절.
삶의 한복판에 서 있는 나는
자만과 거만함에 돌을 맞듯,
가난의 위력에 쓰러진다.
대신 해 줄 수도 없고,
같이 하기에는 더욱 어려운,
그 위대한 잔인함에
지쳐 쓰러진다.
가능성을 잃은 그것은 강력하다.
그럼에도,
가난한 시인의 아내가 되어보는 아침이다.
#책과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