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그는 내 옆이 아니라
문 뒤에서 몰래 나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요즘 그가 시달리는 꿈이다.
같은 이 꿈에 놀라 자주 깬다고 했다.
그런 그의 생일에 김밥을 쌌다.
늘 먹고싶다던, 내가 싸 주는 김밥을 생일이 되서야 싸주었다.
급히 먹어, 하루종일 쳇기로 고생하고도
계속 김밥이 좋았다며 맛있었다며 또 언제해주냐며 싱글벙글이었다.
그리곤 술한잔 걸치곤 '끄억 끄억' 운다.
내년 생일에도 내가 싸 준 김밥을 먹을 수 있을까해서란다.
그는 알고있다.
그의 꿈도.. 그의 생일의 울음도...
그는 헤어짐을 알고있는 거였다.
내가 모르게 그는 헤어지고 있는 거였다.
#책과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