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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성희 Jan 22. 2022

설탕 가득 토마토

날씨는 추운데 차 안에서 바라본 새털구름 펼쳐진 하늘엔 왠지 노란 옷을 입고 초록이 깔린 공원에 가서 커다란 나무 아래서 김밥을 먹고는 눈부신 하늘을 마주하고 때마다 바뀌어 흘러가는 구름에 이름을 지어주고 행복하고 싶은 날이다.     


날이 좋은 소풍, 기분 좋은 어린이날, 기대 가득 내 생일... 처럼 왠지 좋은 날, 

빠지지 않는 우리 엄마의 메뉴에는 토마토가 있었다.

그냥 토마토가 아닌 하얀 백설탕이 가득 뿌려진 토마토.

언제나 실패가 없었던 스테디셀러!     

백설탕 그득 뿌려진 토마토였다.

항상 설탕이 녹아,

점심쯤이면 얼마만큼은 물이 흘러 끈적끈적해졌다.

그래도 그 맛은 달짝지근 황홀했기에 그릇에 남긴 국물까지 후루룩 마셔대곤 했다.    

 

엄마가 책상 옆에 토마토를 가져다 주신다.

결혼할 나이가 훌쩍 지난 나이 든 딸이라도 엄마에겐 토마토에 설탕을 잔뜩 뿌려주고 싶은

어린이날의 딸이리라.     


이제는 백설탕은 나쁘다. 건강에 독이다. 토마토는 올리브유나 건강한 기름에 익혀 먹는 게 훨씬 더 좋다. 라는 것이 더 중요해져서 절대 백설탕을 뿌려 먹는 일이 없어졌지만.     


옆에 놓인 토마토를 보니 설탕 잔뜩 뿌려서 동네 공원이라도 소풍 가고 싶어진다.









#책과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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