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E 2 이야기 속으로

단편 소설(동화) 판타지 - 기묘한 이야기

by Onlyness 깬 내면

어렸을 때였어요. 약 5살 무렵...


늦은 밤 소변이 마려워 일어났어요. 두메산골이라 화장실은 집에서 조금 먼 마당 건너 외양간 옆에 있었어요. 어린 나이에 무서워서 가지 못하고 마당에 시원하게 갈겼어요. 한 겨울 소복이 내린 눈은 따끈따끈한 오줌에 녹아내렸어요. 시골 하늘은 수많은 별들이 떠 있었고, 별빛에 눈이 반짝반짝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빛났어요.


방광에 꽉 차 있던 오줌을 빼고 마지막까지 쥐어짜 찍직 누며 마무리하고 있었어요. 그때 멀리서 하얀빛이 밝게 빛나며 점점 커졌어요. 아니 다가오고 있었어요. 너무 신비스러운 불빛이었어요. 늦은 밤 처음 보는 광경이라 무섭기도 해서, 마치 처마 밑 고드름처럼 얼어붙었어요.


앞에 보이는 둥근 불빛은 또 다른 불빛이 비쳤어요. 마치 둥근 불빛에서 넓은 레이저 불빛을 쭉 쏘듯이 내게로 다가왔어요. 그러더니 빛은 내 눈과 마주쳤고, 그 이후로 몸인지 의식인지 빛에 빨려 들어갔어요. 빨려 들어간 곳은 미래 최첨단 비행실 같은 것이 희미하게 보였어요. 그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았어요. 생물이라도 있을 것 같았는데 보이지 않았어요. 온통 희뿌연 공간 속 시스템 같은 것만 보였어요.


내 몸은 온통 텅 비어버린 것만 같았고, 의식은 공간 속에 붕 떠 있는 기분이었어요.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모르겠는데, 눈을 깜작이는 순간 모든 게 사라지고 없었어요. 그 후 원래 상태로 돌아온 몸은 겨울바람이 스치며 오돌돌 떨었어요. 그때를 돌아보면 그 일이 있기 전, 더 어렸을 때 기억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날 이후로는 이전 기억이 다 지워진 것 같았어요. 어려서 오래전 기억을 못 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아마도 그때 그것은 외계인이 타고 온 UFO라는 생각이 가장 근접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 이후로 오랜 시간이 흘러 또 외계인을 만난 적이 있었어요. 경 비행기를 타고 여행 중이었는데 고장이 나 외딴섬에 비상 착륙을 했어요. 비상 착륙 당시 사고로 인해 조종사는 심하게 다치고 말았어요. 비행기에는 딱히 싫어 놓은 식량이 없었고, 그나마 멀쩡한 나는 구조 요청이 필요해 섬을 둘러보기로 했어요. 하지만 섬은 크지 않은 무인도였고, 동물조차도 별로 보이지 않았어요.


그렇게 섬을 한 바퀴 돌고 돌아 저녁 어스름해서야 왔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조종사가 없어졌어요. 분명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는데 안 보였어요. 그렇다고 비행기나 주변에 다른 흔적이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밤이 어두워져서 안보인 건가 싶었어요. 하룻밤을 뜬눈으로 자는 둥 마는 둥 보냈어요. 다음날 흔적을 다시 찾아봤지만 아무것도 없었어요.


몇 날 며칠이 지나고 식량이 바닥이 난지 오래된 상황이었어요. 물고기를 잡아 보려고 했지만, 작은 물고기들은 잡기가 쉽지 않았고 섬에는 먹을 거라곤 야자수 몇 그루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텅 빈 뱃속을 움켜 잡고 비몽사몽 해변가에 앉아 있는데, 뭔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어요. 해가 막 지고 난 후라 정확하게 알 수 없었어요. 나무인지 바위인지, 배가 고파 헛것이 보이는 건지 알 수 없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나에게로 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생김새는 사람도 아니고 동물도 아니고 이상했어요. 어찌 보면 처음 보는 동물인 것 같기도 하고, 동물처럼 보이는 외계인 같기도 했어요. 아마도 외계인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왜냐면 동물의 털이 있던 것도 아니고 피부가 동물이나 사람 같지가 않았거든요.


아무튼, 그것은 야자수 나무에 기대앉아있는 내 앞에 멈춰 섰어요. 순간 너무 무서웠지만, 오랫동안 굻은 나는 아무런 기력도 없어, 반항도 반응도 하지 않고 멍하지 그를 응시했어요. 그러자 그것은 손 같은걸 저에게 뻗어 내 이마 부분에 오랫동안 멈춰서 움직이지 않았어요. 어찌 된 영문인지 그 이후로는 목이 말라비틀어져 있던 잎술과 목구멍이 오아시스를 만난 듯 촉촉해졌어요. 그리고 배고픔도 완전히 사라졌어요.


정신이 좀 돌아오자 그것은 들고 있던 손을 내렸고, 달빛을 등지고 있던 그것은 바닷 물결처럼 검게 출렁이고 있었어요. 그리고 나를 어디론가 이동시켜 주었어요. 아주 아늑한 장소인데 주변은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마땅히 없었어요. 뭉게구름 속 같기도 하고 밝은 에너지장 같기도 했어요.


"---- --#@$&*..."


그곳에서 그것은 뭔가 나에게 신호를 보내려고 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가만히 귀 기울여 그를 응시하듯 바라보았어요. 그러더니 무언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소통을 하는 소리 방식이 아니었어요. 텔레파시처럼 의식으로 전달하고 있었고,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물론 내가 쓰는 말이나 배운 언어는 아니었어요. 그냥 이해가 되는 느낌 같은 소통이었어요.


믿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때서야 그의 전달 내용으로 보아, 외계별에서 오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는 모험을 너무 좋아해 많은 별들을 탐험 중이라고 했어요. 자기가 사는 별에는 다양한 종족이 살고 있다고 했어요. 종족들은 모두 다른 별에서 온 외계 종족이래요.


그중 하나는 지구에서 온 종족도 있다는 거예요. 그래고 나머지는 모두는 다른 별에서 왔다고 하더군요. 외계별에는 지구와 비슷한 곳도 있다고 했어요. 그 별에는 세 종류의 종족이 있다고 했어요. 하나는 인류와 비슷하고 다른 하나는 인류를 본떠 놓은 AI 인공지능 같은 로봇 같았고, 또 다른 하나는 둘을 합쳐 놓은 사이보그 같다고 했어요. 그리고 나머지 생명체는 나무 같은 식물만 있다고 했어요. 식물들은 지구에서 복사해 만든 거래요. 하지만 대부분 적응을 못하고 일부만 살아남았대요.


그 외계인은 그곳에서 주인처럼 살았대요. 하지만 모험을 너무 좋아해 그곳을 떠나 우주여행을 하게 되었대요. 그리고 우주라는 세상과 자기의 근원에 대해 알고 싶었대요. 근원을 찾아 헤매다 비슷한 종족을 만났대요. 하지만 모습만 비슷했지 생활 방식이나 성격 행동이 전혀 달랐대요.


그리고 오게 된 곳이 지구래요. 나중에서야 알게 된 건데 자기 생체 정보에는 지구의 일부가 혼합이 되었대요. 생체 정보는 저장되어 있어 필요할 때 재생해서 쓸 수 있대요. 그래서 지구를 조사하다 알게 됐는데, 어떤 정보의 끌림으로 이 섬까지 오게 되었대요. 그리고 나를 발견했다는 거예요. 내 상태를 보니 너무 안 좋아 에너지를 공급해 주었대요. 그러면서 신체에 맞게 하려고 몸을 스캔했는데 DNA 정보가 일치하는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문득 과거를 떠올려 줬어요. 한 겨울밤 앞마당에서 빛을 보았던 그때를...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어요. 그러자 그는 사라졌고, 다음날 나는 지나가던 배에 구조되어 집에 돌아올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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