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행시 + 이야기 소설
가을: 가을이 왔도다 여름아 꺼지시게나
겨울: 겨울이 올지니, 짧은 가을이여 낙엽 따라 가시게나
봄: 봄바람 기다리지 말게나, 얼어붙은 겨울이 지칠 때까지
여름: 여름은 좀 쉬려 하니, 겨울잠 자는 동안 잘들 계시게
계절 같은 마음 구석-
봄에는 기지개 켜고
여름에는 흐믈렁 거리다
가을에는 추억 한 모금 마시고
겨울에는 찬 바람에 움츠려 상상 속을 헤매곤 했지
아주 오래전 그해 12월은 겨울이 뭔지를 알려주려는 듯, 새해 1월을 먹어 버렸어. 어찌나 겨울답던지 100배는 더 춥고 10년 치 눈이 내린 것처럼 두껍고 하얗게 온산을 덮어 버렸어. 밤은 또 어찌나 길던지 오후 잠깐 빼고는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것처럼 검은색 하늘로 변했지.
땃듯한 아름 목이 그리웠지만, 장작이 얼마 남지 않아 아껴야 했어. 방구석은 냉골이 된 지 오래되었지. 그렇다고 눈 속을 헤메면서 나무를 한다는 건 엄두도 안 났지. 그래서 마지못해 개와 고양이를 품고 온기를 느끼며 자곤 했지.
개의 포근함과 고양이의 그르렁 거림은 이내 꿈속 나라로 보내 주곤 했지. 꿈속에서는 근사한 불빛 아래 음식이 마련되어 있었어. 한쪽에서는 노란 불꽃을 내면서 장작불이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타고 있었어. 그 앞에는 개와 고양이가 남매처럼 꼭 붙어 있었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 뱃속에서 들려오는 물 소리에 맛난 꿈을 깨었어. 그렇다고 베베꼬인 장을 만족시켜줄 만한 음식은 없었어. 물마저도 얼어붙은지 오래라 눈을 녹여 마시거나 고드름을 오도독 거리며 먹곤 했지. 차디찬 눈(녹은)물과 얼음은 목 구녕을 지나 위를 경유해 장으로 흘렀지. 그 소리는 마치 얼음골 계곡 아래로 흐르는 물 같았어. 녹다만 고드름 덩어리가 간혹 들어가면 온 몸을 부르르 떨었지. 그러면 개와 고양이가 뭔 일이라도 있었냐는 듯이 코와 눈을 번갈아 가며 마주 보기도 했어.
그렇게 그해 겨울은 꽤나 유난스러웠어. 코 흘리게 꼬맹이는 연신 코를 훌쩍 거리며, 고양이를 꼬옥 끌어 안았지. 고양이도 추웠는지 반항을 안 하더군. 너무 추워 남은 장작을 피우기로 했어. 하지만 장작 마저 겨울이 얼려 버렸는지, 불이 붙지 않았어. 남은 몇 개의 성냥만 타다 말았지. 아궁이는 타 보지도 못한 장작만 싸인체 불씨를 기다렸지만, 더 이상 남은 성냥은 없었어.
하는 수 없이 꼬맹이는 할머니가 오실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어. 이불속에서 상상을 했지. 할머니가 눈 사람 모습을 하고는 금방이라도 나타날 거라는... '자고 일어나면 할머니가 와 계실거야... 따란'하며...
멀리서 할머니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아이구 내 새끼, 내 강아지 많이 기다렸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