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금토일 +이야기

n행시 + 이야기 소설

by Onlyness 깬 내면

월-메나 일하기 싫은지 하품만 나와

화-가 나려고 하네. 띠발...

수-도승같이 지내야 할까 봐. 하지만,

목-구녕이 포도청이라 버텨야 돼

금-방 올 것 같지 않더니 시간도 잘 가네

토-나올 정도 놀다 지쳐 1주일치 곱빼기 된 피로

일-만 할 줄 알았더니, 그래도 하루 쉬어 보려는데


기억에서 떠난 그녀에게 전화가 왔다. 그녀는 옛 기억을 꺼내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키는 다리를 건설해 주었다. 그 다리는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묘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봉인된 상자를 풀고 싶었지만, 몸 상태가 영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다른 곳에서 살게 된 나는 거리 또한 만만치 않게 멀었다.


서로 안부를 묻고 옛날이야기를 하다 딱히 할 말이 없자, 그녀는 뜬금없이 남자 이야기를 했다.

왜 갑자기 남자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 남자는 꽤나 괜찮은 남자인 것처럼 묘사되었다. 적당히 살만큼의 재력과 튼튼한 신체와 괜찮은 성격 등이다. 그리고 그와 결혼이라도 할 것처럼 말을 얼버무렸다.


그런데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지?라고 묻지는 않았다. 그냥 묵묵히 들었다.

말을 많이 하지 않는 나였기에 통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통화 후 잠시 생각했다.

애인 자랑하려고 전화했나? 자기가 잘나서 잘난 남자 만났다거나..., 아니면, 마지막 기회라도 줄 테니 잘 생각해보라는 걸까? (사실 그녀에게 아쉬움이 남는 구석이 있긴 했다.)


내가 그녀를 만나게 된 인연은 축구공이 만들었다. 사회 초년생이었던 나는 타지로 일을 하러 가게 되었다. 아느니 없는 곳에서 무료했던 나는 공을 차러 공원에 갔다. 공원에는 작은 공터가 있었다.


휴일 공원은 조용했다. 공터 옆으로는 도로로 연결되는 계단과 좁은 벽이 있었다. 벽에 공을 차면서 운동 겸 심심함을 달랬다. 좁은 벽을 맞추기 위해 힘보다 정확도를 위해 살살 찼다.

제법 잘 맞았다. 정확도가 높아지자 다리에 힘을 주어 세게 찼다. 벽에서는 펑펑하며 경쾌한 소리를 냈다. 간혹 엉뚱한 곳으로 튕겨져 주워오는 경우가 있었지만, 다리에 힘을 빼지는 않았다. 결국 공은 시멘트 모서리를 맞아 당구공이 튕기듯 계단에 앉아 있는 한 여자의 머리통을 정확하게 맞췄다.


그녀는 운동 신경이 없었던 건지, 아니면 미쳐 피하지 못했는지 옆 이마로 원치 않는 헤딩을 하게 됐다.

물론, 그녀는 의도적으로 헤딩을 한건 아니었다. 놀란 두 손은 어설픈 만세를 부르는 자세였고, 눈은 질끈 감은채 머리와 어깨가 움츠려 있었기 때문이다.


당황한 나는 튕겨진 공을 무시한 채 그녀에게 뛰어가듯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그녀는 나를 아랑곳하지 않고 공이 떨어진 곳으로 갔다. 나도 그녀를 따라갔다. 공을 주운 그녀는 씽긋 웃는 얼굴로 나에게 공을 주었다.


"죄... 죄송합니다."

"......"


너무 오래된 일이라 무슨 말을 하고 계속해서 만나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없다. 다만 그렇게 축구공을 계기로 인연이 되었다. 그때를 돌아보면 서로 소심했던 그녀와 내가 연결되어 만난 건 신기하기도 했다. 낯선 사람을 경계할 만도 했는데 그때는 그렇지 않았나 보다.


그렇게 우리는 가끔 만나 근처 바닷가를 가기도 하고 저녁을 같이 먹으며 술도 마시곤 했다. 그게 전부였다. 속 마음으로는 밤새 부둥켜안고 사랑놀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오로지 내 생각이지만 그녀 또한 내심 바라고 있었을 거라는 상상도 해봤다.


딱히 특별할 것 없는 그때의 기억이지만, 추억 속 장면으로 또렷이 자리 잡아 자주 나타나는 여인이다. 작고 귀여운 아가씨는 내가 근무지를 바꾸게 되면서 서서히 잊혀 갔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하던데... 그런 것인지 다른 속사정이 가로막고 있었는지 젊은 날의 추억은 아쉬움만이 끌어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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