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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yness 깬 내면 Aug 08. 2023

<그녀의 또 다른 세계> 생각 세상 세계(2)

마음 그림자 - 연재소설


"저는 어느 쪽 세상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스테파니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녀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금 조차도 제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게 꿈인지 현실인지 도통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잠을 자고 일어나면 저쪽도 이쪽도 똑 같이 자고 일어난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그리고, 이쪽과 저쪽 사람들과 환경이 너무 비슷해요."

"..."


"언젠가는 이런 일도 있었어요.

제 남편이 자다가 화장실에 가려고 하는데, 제가 글을 쓰고 있더라는 거예요. 그래서 '안 자고 뭘 그렇게 열심히 적고 있어'라고 물어보려고 하는데, 정신없이 빠른 속도로 글을 쓰고 있길래 방해하기 싫어 그냥 두었다는 거예요. 그다음 날 남편은 너무 궁금해서 저한테 물어보니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내가?' 이렇게 말했다는 거예요. 저도 그렇게 말했던 것 같은데, 그 조차도 이쪽인지 저쪽인지 구분이 가지 않아요. 그래서 언젠가는 어느 쪽이 진짜인지 고민을 오랫동안 하고 있는데, 당황스럽게 그 생각조차도 또 다른 세상처럼 느껴졌어요. 도무지 지금 내가 어느 쪽 세상에서 어느 쪽을 비교하며 생각하고 있는 거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아니면, 생각일까...' 순간 굉장히 혼란스러웠어요. 그러다 혼자 뭔가 같은 말을 계속 중얼중얼거리며 머리를 톡톡 건드려 보기도 하고, 볼살과 허벅지를 꼬집어 보기도 했어요."

"......"


"양쪽 다 현실 같았어요. 아니, 현실이라고 믿어졌어요. 그런데, 또 순간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올라왔어요. 제가 지금 이렇게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저쪽에도 선생님이 있어요. 하지만 그곳에서는 친구예요.

그냥 친하지 않은 친구고, 가끔 만나는 정도의 친구였어요. 그러다 점점 가까워져서 자주 만나곤 했어요. 만나면 마음이 너무 편하고 때로는 그 만남이 기다려져서 아침 일찍부터 가슴이 콩닥거리면서 설레기도 했어요. 그 친구는 가슴 쪽에 붉은 점이 있어요. 점에는 조금 긴털이 몇 개 있어요. 그래서 이런 생각도 해본 적이 있었어요. 혹시.... 이쪽 선생님도 같은 곳에 점이 있을까라는..."

"..."

짧은 침묵이 흐르고 어둑한 거실 같은 사무실은 형광등이 짧게 '틱 틱' 깜박였다. 순간 어색했는지, 그녀는 스쳐가는 생각을 놓치지 않고, 빠르게 붙잡아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 참 제 남편이 말하길, 제가 글을 쓰고 있었다고 했잖아요. 그 종이를 찾았어요. 전 기억이 없는데, 어느 날 제가 쓴 글씨체의 낯선 종이가 부엌 접시 밑에 있더라고요. 종이에는 선생님 이름이 적혀있어요. 그리고, 내용은 연애편지 같은 내용이 적혀 있는 거예요. 좋아한다고... 좋아하는 것 이상이라고, 헤어지지 않고 싶다고... 그러면서 날 어떻게 생각하냐고, 마구 지우고 적다만 흔적이 남아 있었어요. 그리고, 그쪽 세상 남편은 남편이 아니었어요. 그냥 같은 동네 사는 사람이었어요."

"......"


짧은 듯 긴 침묵이 흐르고 난 뒤, 스테파니는 고개를 숙인 채 말을 다시 시작하려다가 고개를 들어 짧고 부드럽게 얼굴을 앞쪽으로 내밀며 말했다.

"선생님 제가 지금 미쳐가고 있는 걸까요?"

"... 음, 사실은 저도 고백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

"우선 당신을 먼저 안아봐도 될까요?..." 그는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의 눈에 들어가려는 듯 말했다.

'......!!"

그녀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어떤 말을 하려 했지만, 짧은 순간 흐르는 눈물은 움찍 굴러 내려 흐느끼는 입을 가로막았다. /



생각 세상 세계

<3화:    연재 예정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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