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참견이-초보 인생 구속 탈출(21)

삶과 생각들

by Onlyness 깬 내면

"야, 내가 그러면 안 되다고 했지?"

머릿속 참견쟁이가 또 잔소리다. '이래라, 저래라' 참 말도 많다.


어디서 주워들은 건지, 학교에서 배운 건지 사사건건 참견질이다. 누가? 누구겠어~ 마음속 생각이지. 그놈에 생각들은 뭐가 그리도 오지랖질인지 사소한 것까지 그냥 안 넘어간다니까. '그래도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거 아니겠어. 이게 다 널 위해 이러는 거 아냐. 왜냐하면 네가 너무 조심성 없으니까 알려주려는 거지.' '그렇지만 그 생각이 제대로 맞은 적이 없잖아. 이제 세상이 변했어. 이제 너도 좀 변할 때가 되지 않았냐?' 참견쟁이 말에 의심쟁이가 반문한다.


'예를 들어 지난번에 빤스는 요일마다 다르게 입어야 재수 좋다고 했잖아. 그래서 삼각팬티, 사각팬티, 고무줄 팬티, 구멍 나고 찢어진 팬티까지 요일마다 정해 놓고 입었는데, 재수는커녕 이상한 사건만 생겼잖아. 그리고 한 번은 바쁜 나머지 까먹고 아무거나 입었는데, 아무 일도 없었잖아. 혹시나 해서 다음날에도 아무거나 입었는데, 오히려 재수 좋은 일만 생기더군. 이제 그만 운수타령 하지 말고 편하게 살자고. 안되면, 또 안된다고 뭐라 하고. 무슨 운동선수 징크스도 아니고 말이야...'


"그러게 말이야. 이제 좀 별거 아닌 건, 편하고 자유롭게 살자고"

마음속 대충쟁이가 툭 튀어나와 한마디 거들면서 말한다. 그러면서 읽던 책을 접어 책장에 거꾸로 마구 꽃아 넣었다.

"야, 야? 책을 그렇게 아무렇게나 막 순서도 없이 뒤집어 쳐 넣으면 어떻게 해. 재수 없게 진짜."

참견쟁이는 말하는 걸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대충쟁이가 거꾸로 넣은 책을 빼내 바로 잡아 꽃아 넣었다.


"야, 오늘 몸뚱이 권한은 나니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이제 네가 참견하면 안 하거나 반대로 할 거니까, 잔소리는 이제 그만해. 알았어?"


그날 몸의 권한이 없던 참견이는 삐져서 할 말을 꾹 참았다. 하지만 말만은 참견이는 대충이가 평소에 가던 길을 가지 않자 바로 한마디 또 한다.


"왼쪽으로 가. 가던 길로 가야지. 모르는 길은 위험해. 그래선 안돼. 그러지 마. 다시 생각해 봐?"

"아, 그래? 내가 그랬지. 참견하지 말라고. 대낮에 무슨... 일단 나는 처음 가보는 곳을 가보련다. 호기심쟁이 꼬임에 넘어갔어."

처음 가는 길이라 낯설었지만, 못 보던 책방도 보이고, 색다른 기분이 들고 지름길처럼 집은 더 가깝게 느껴졌다.


"이거 봐, 새로운 것들이 보이잖아. 조금 다른 경험도 있고 좋구먼. 이제 특별한 이유도 없이 막연한 잔소리는 그만하거라. 잠견 구속쟁이야."

"야, 그래도 지난번에는 큰일 날뻔한 상황에 위험을 피했잖아"

"아, 그건 본능이가 먼저 감지해서 알아서 한 거고"

"..."

"넌 어떻게 엄니 보다 더 참견을 하냐?"

"내가 나니까 나를 위해 이러는 거 아니겠어?"

"그럴 수 있지만, 앞뒤 맥락도 근거도 없는 소리는 이제 그만하셔. 때로는 새로운 걸 좀 접해보고 비교해서 바꿀 건 바꿔 보자고. 알겠어요?"

"오냐. 투덜이 대충아"



때로는 생각에 툭툭 걸려 자유롭지 못할 때가 있다. 이래 저래 따지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대도 불구하고 뭔가 하던 대로 하지 않으면 불안감 마저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새롭게 용기 아닌 작은 용기로 한번 시도해 보면 별거 아닐 때가 있기도 하다. 오히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해서 새로운 방법으로 바꾸게 되는 경우도 있다. 마음에서 올라오는 생각에 구속당하기 전, 다시 한번 관념을 거들떠보는 건 어떨까?~


'앞으로 별 설득력 없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겠어.' 판단쟁이가 구석에서 혼잣말하듯 구시렁대며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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