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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 소설 기초 글쓰기

설명하지 말고 보여줘라!

by 정윤

2강 소설 쓰기 기초 훈련

(이 강의는 재능 기부로 하고 있습니다.

수강하실 분들 댓글 달아주시면 단톡방에 초대하겠습니다.)


-<다음은 소설 기초반 커리큘럼입니다.>-

1주차: 나는 누구인가

2주차: 사진 보고 자세히 쓰기 묘사(설명하지 말고 보여주기)

3주차: 필사하면서 하는 문장 강화 훈련

4주차: 감각 자극 글쓰기 (냄새, 소리, 색을 넣어서 문장 완성하기)

5주차: 짧게 쓰기의 힘(간결하게 글쓰기)

6주차: 길게 이어 쓰기

7주차: 대화를 넣어 쓰기(독자를 장면 속으로)

8주차: 도입부 문장의 중요성- 강렬한 첫문장으로 독자를 홀려라!

9주차: 비유와 은유 넣어 글쓰기 - "처럼", "마치" 활용

10주차: 계절/날씨로 분위기 만들기

11주차: 음식 이야기 - 오감 총동원해서 글쓰기

12주차: 1학기 마무리 - 자유 주제 작문 (1,500자 이내)


* 오늘은 자세하게 묘사하기에 대해 공부합니다.


자세하게 묘사하기(설명하지 말고 보여주기)

-그리듯이 쓰기(Rendering) 기법은 설명이 아닌 묘사의 기술입니다.

핵심 원칙: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금지 사항(상투적인 표현 쓰지 않기)

❌ "낡은 의자가 있다"

❌ "슬픈 분위기였다"

❌ "아름다운 꽃병이 놓여있다"


◆대신할


의자의 표면, 색깔, 질감, 빛의 반사를 카메라처럼 포착하여, 독자가 '낡았다/슬프다/아름답다'라고 쓰지 말고 그것을 느끼게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X) 테이블 위에 커피잔이 있다.

(O) 테이블 모서리에서 2센티미터 떨어진 곳에 흰색 도자기 잔이 놓여 있다. 잔 가장자리를 따라 갈색 자국이 얼룩처럼 번져 있고, 손잡이 부분에는 지문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잔 안쪽, 바닥에 커피가 한 스푼 정도 남아 천천히 식어가며 표면에 기름막이 생기고 있다.


<실전 연습 5단계>

Tip: 설명하지 말고 보여줘야 합니다. 그리듯 쓰세요.

1: 사진의 한 부분만 집중해서 봅니다. (예: 의자 다리 하나)

2: 단어 금지 목록을 만듭니다.

쓰면 안 되는 추상어 5개 정하기(예: 아름답다 × 오래되다 × 슬프다 × 크다 × 작다 ×)

3: 확장하기-카메라를 천천히 이동하며 주변으로 확장


<수업용 즉석 연습>

* 사진 속 가장 작은 것 하나를 골라 30초 동안 말로 그려보세요"

금지어: 낡은/오래된/새로운/아름다운/추한

⇒다른 언어로 표현하기


"지금은 소설 쓰기가 아니라 관찰력 근육 키우기입니다. 일단 쓰세요."

핵심은 "1시간 동안 손을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완성도보다 지구력이 목표예요. 이 훈련을 하고 나면 진짜 소설 쓸 때 묘사 부분에서 막히지 않게 됩니다!


◆1시간 동안 사진 하나를 보고 계속 쓰는 훈련.

이런 경우 시간 배분과 막힐 때 대처법, 그리고 1시간을 버티는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자, 이제 시작입니다


시간을 정하세요. 1시간입니다.

타이머를 맞추고, 집중하세요.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서툴러도 됩니다.

중요한 건 쓰는 것입니다.


5-10분: 첫 관찰 (전체 스캔)

쓰면서 보기 시작

"사진을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핵심: 멈추지 말고 떠오르는 대로 쓰기

문장이 이상해도 OK

맞춤법 틀려도 OK

지우지 말고 계속 전진!!


10-30분: 현미경 모드 (세밀 묘사)

여기서 본격적으로 렌더링!

30초 룰 적용: 한 곳을 정해서 30초 동안 그곳만 보기

→ 본 것을 1분 동안 쓰기

→ 다른 곳으로 이동

쓸 거리가 떨어질 때 사용하는 마법의 질문 10개:(예시)


* 아래의 글은 예시입니다. 꼭 이렇게 다 쓰라는 뜻은 아닙니다. 아래의 글에서 참고할 만한 글만 고르면 됩니다.


-이것의 가장자리는 정확히 어떤 모양인가?

-빛은 정확히 어디서 어디로 가고 있나?

-그림자의 색은 정말 검은색일까?

-이것과 저것 사이의 거리는?

-표면에 뭔가 묻어있지 않을까?

-이것의 뒷면은 어떻게 생겼을까?

-시간대가 바뀌면 이건 어떻게 보일까?

-이것을 만진다면 정확히 어떤 느낌일까?

-이것의 냄새를 상상한다면?


30-45분: 위기의 시간 (중간 슬럼프)

대부분 여기서 막힙니다!

전략 1: 시점 바꾸기

지금까지 내 시점 → 사진 속 사물의 시점

-만약 저 컵이 말을 한다면...

-저 그림자의 입장에서 보면...


<쓰는 중 지켜야 할 규칙>

DO (해야 할 것)

✓ 손을 절대 멈추지 않기

✓ 막히면 "지금 막혔다. 뭘 써야 할까..."라고 그대로 쓰기

✓ 이상한 문장이어도 일단 쓰고 넘어가기

✓ 페이지 넘버 쓰기 (성취감!)


DON'T (하지 말아야 할 것)

✗ 지우개 사용 금지

✗ 처음으로 돌아가서 고치기 금지

✗ 중간에 읽기 금지 (쓰다가 읽으면 리듬 깨짐)

✗ 시계 자주 보기 금지 (10분 단위로만)


막힐 때 즉시 쓸 수 있는 구체적 문장 시작

<예시>

-이것의 왼쪽에는...

-빛이 닿지 않는 부분은...

-만약 이것을 들어 올린다면...

-이것의 무게는 아마도...

-표면을 자세히 보면...

-이것과 바닥 사이에...

-공기 중에...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은...

-누군가 이것을...

-이것 뒤에 숨겨진...


15분 경과: "좋습니다. 아직 45분 남았어요. 천천히 가세요."

30분 경과: "절반 왔습니다. 쓸 게 없다고 느껴지는 분, 사진의 다른 부분으로 눈을 옮겨보세요."

40분 경과 (위기 시점): "막힌 분 있나요? 시점을 바꿔보세요. 사물의 입장이 되어보세요."

50분 경과: "10분 남았습니다. 마지막 스퍼트!"

58분 경과: "2분 남았습니다. 현재 쓰고 있는 문장 마무리까지!"

*중간에 절대 멈추지 마세요.

*문학적일 필요 없어요, 그냥 보이는 대로쓰시면 됩니다.

*쓰다가 막히면 '막혔다'라고 쓰세요.

*분량이 목표가 아니라 시간이 목표입니다.

*처음 10분은 엉망이어도 괜찮습니다.


◆ 수업 직후: 절대 고치지 말 것/분량 세지 말 것/일단 그냥 끝내세요.

1시간이 지나면 그냥 끝내시기 바랍니다. 지금 단계는 잘 쓰려고 하기보다 시간에 맞춰 쓰는 훈련을 하는 시기입니다. 이 작법은 기존의 <소설 작법> 책에는 없는 기법입니다.

제가 그동안 학생들 논술 지도하면서 써왔던 방식을 접목시켜 혼자 소설 공부하며 터득한 방법입니다. 저도 이 방법으로 문장 강화연습을 했고 소설을 썼습니다. 여러분들도 따라 해보시면 글의 근력을 키우실 수 있을 것입니다.

글을 다 쓴 후에는 읽고 테스트- 누군가에게 읽어주고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지 확인해 보세요.


수강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댓글로 수강 신청해 주시고 기존 수강생들께서는 출석 체크 해주시면 됩니다!


1시간 동안 글을 다 쓰신 수강생 분들은 수정해서 숙제방에 올리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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