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남쪽나라
약속한 8월을 만났다.
상상 속에서만 있을 것 같았던 날이 달력을 넘기니 무심하니 나타났다.
마닐라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그곳 날씨에 대해 물었다.
“여긴 요즘 너무 덥다”
“그래서 몇 돈데?”
“오늘은 34도까지 올랐다”
“음....”
대구가 더 덥다.
체감온도가 아니다. 진짜로 더 덥다.
거기는 34도라도 그늘만 있으면 대략 시원함을 느끼게 해 준다. 만일 여행 중이라면 햇살이 다정하기까지 할 것이다.
이제 겨울만 따뜻한 남쪽나라가 그리운 건 아니게 되었다.
어제처럼 오늘도 그냥 살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상이 주는 무의의 편안함에 그대로 머물고픈 관성을 지키고 싶은지도 모른다.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은 설렘과 자주 혼동되고 무엇이 사실인지 자꾸 되묻곤 한다.
해피엔딩 일지라도 보는 내내 가슴 졸이게 만드는 소설을 읽고 있다.
격정적인 장면에서 잠시 먼 산보며 숨 돌리는 시늉을 한다. 그렇게 긴장감을 늦추고 결말에 대한 걱정을 희석시키며 다시 몰입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은 어떤 아이템으로 무장할 것인가의 질문이 아니다. 방향에 대한 묵상이며 돌아갈 곳이 정해진 여행자의 고민이다.
장면마다 극적인 전개가 있을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결론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8월이 되니 따뜻한 남쪽 나라가 그립다.
#낯선_거리_내게_말을_건다
#다섯_시의_남자#우리가_중년을_오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