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앞에 서서
요즘 점심은 혼자서 먹는다. 별로 어색하지 않다. 인근 대부분 프랜차이즈 식당들이 테이블의 사이즈가 작다. 또 나 말고도 ‘혼밥’이 대세란 게 눈에 보인다.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좋은 것인지 어떤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키오스크 앞에 서서 매장에서 먹을지를 선택하고 메뉴를 누르고 추가 선택을 하고 계산을 한다.
옆에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자리어 앉는다. 단무지도 덜어 두고 물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트레이 놓을 자리를 가늠해 본다.
모든 동작이 의식 없이 자연스럽게 흐른다.
혼자 테이블에 앉아 있는 것도 익숙해졌다. 주변 사람들은 마치 조형물처럼 인식되어 간다. 시선도 없고, 의식도 없고, 오로지 목적과 시간만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사람들은 여럿이 오더라도 자신의 휴대폰만 바라 볼뿐이다. 메뉴도 알아서 입력하고, 계산도 각자 한다. 자리가 부족해 합석한 거나 다를 바 없다.
음식이 나오는 속도만큼이나 빨리 식사를 끝내고 트레이를 반납하면서 겨우 입을 뗀다.
'잘 먹었습니다'
주방까지 들렸을지는 알 수 없다. 어차피 중요한 의식을 치르듯 스스로 빠짐없이 반복하는 일이다.
빠르고, 바쁘게 외로운 공간이 늘어난다.
풍요로움을 지향하며 애쓰는 만큼 삶은 더 단조로워진다.
생각 없이 살아도 좋을 세상이 차츰 일상을 채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