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덕질을 시작하다.
1) 서바이벌은 못 참지
덕질을 하면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고
전에 없던 에너지가 생긴다고 한다.
하지만,
덕질은 시켜서 하는 게 아니고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인생에 덕질할 대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다.
그래서 우리는 그걸 보통 '덕통사고'라고 한다.
마치 사고처럼, 갑자기 내 마음속으로 들어와 버리는 것
작년 8월의 어느 금요일이었다.
아는 동생이 모케이블 채널의 밴드 서바이벌을 봤냐며 내가 좋아할 것 같으니
주말에 꼭 보라고
예삿일처럼 넘길 수도 있었지만
서바이벌과 밴드라......
그 옛날 슈퍼스타 K를 거쳐 국민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원슈타인과 이영지에게 투표하며
단련된 내 심장이 다시 두근거렸다.
비록 서바이벌 기간 동안 한정적으로 두근거렸던 내 심장이지만
안 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새롭게 내 심장을 불태운 밴드 서바이벌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전"
음.
제목은 내가 초등학생 때하던 오락 게임 같았다.
나름의 멋진 의미가 있었지만 접근성이 너무 떨어지는 이름이라서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고맙다!!!!
덕분에 내 밴드를 만났으니
저조한 시청률 때문인지 재방송은 거의 없고 결국 다시 보기를 위해 OTT서비스 1년권을 질럿고
그렇게 덕질을 시작했다.
제대로 된 덕질이 얼마만이냐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주신 이 기회
새로운 소속감을 부여하고
함께 함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는 이 기적
드디어 내게도 찾아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