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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즈 Jul 08. 2023

밴드 덕질을 시작하다.

2) 페스티벌을 시작하지!

인디밴드 덕질은 처음이라 몰랐다.

이렇게 바쁘다고요?

밴드의 스케줄은 대부분 공연스케줄인데,

이때까지 내가 좋아하던 가수. 흔히 티브이로 볼 수 있는 가수와는 스케줄이 달랐다.

이 밴드를 보려면 내가 움직여야 한다.


취업에 매달린 20대 

육아에 매몰되었던 30대

난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페스티벌이 있는지 몰랐다.

물론 아예 모른 건 아니었지만 참여해 본 적은 없었다.

내 밴드가 나오는데 가야 하지 않겠는가!


페스티벌은 보통 야외에서 이루어지고 입장부터 퇴장까지는 거의 12시간이 소요된다.

공연은 입장이 시작되고 1시간 정도 뒤부터 시작되어 각 팀별로 배정받는 시간이 다른데

경력과 인기에 따라 시작시간과 공연시간이 정해진다.

마지막 헤드라이너까지 공연을 마치면 대략 10시를 넘기기도 하는데

여름, 가을 이 사이에 해가 질 무렵 야외에서 듣는 음악은 

막힌 콘서트 장이나 집에서 듣는 것과는 다르다. 

울타리 사이를 두고 공연장은 다른 공간이 된다. 

이동하는 사람들의 작은 산만함과 음악에 집중하는 사람들, 

노래를 따라 부르는 사람들, 사진을 찍어 기념하는 사람들

한낮의 열기가 꺾이며 아침의 분주함과 줄 서기의 괴로움 따위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특히 차를 안 가지고 왔다면 여기에 맥주를 한잔정도 같이 할 때

무대의 음악이 어우러지면

코가 시큰해지면서 모든 오늘의 고생이 미화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감상적인 이야기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가자면

페스티벌도 한국인의 특성인지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참여 못했던 한을 풀러 온 것인지

일찍부터 줄을 서야 한다.

게다가 신생밴드는 주로 앞시간대를 배정받기 때문에 가까이 보려면 더 일찍 나가줘야 한다.

솔직히 체력이 버거울 때도 있지만 너무 앞에 보겠다는 큰 목표만 없다면

편안한 시간대 가도 괜찮다.

(하지만 2023 뷰 oo 너는 아니었다. 정말 표 그렇게 팔았어야 했냐!!! 한여름 해운대 바닷가보다 심했다.

바닷가는 더울 때 바다라도 들어가지 이건 뭐. 그래도 페스티벌 젤 잘하는 회사라니 가을 페스티벌은 기대해 본다. 초대가수 설문하던데 꼭 좀 우리 밴드 나오게 해 달라!)


사실 티켓이 보통 10만 원 초반대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고, 하루종일 하다 보니 아무리 먹을 것을 준비해 간다 해도 거기서 먹는 음식이며, 준비물품, 교통비를 생각하면 적은 돈은 아니다. 

그러나 라이브를 하는 밴드의 특성상 안 간 공연에서 멋진 퍼포먼스라도 나오게 된다면

그 아쉬움을 생각하면 안 갈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현생도 중요하니 적절한 선은 본인이 잘 판단해야 하는 것

덕질을 위해 일하려면 현업도 소중히 해야 하니까.


40대 중반에 처음 참여한 페스티벌

'바람''잔디''청춘'

비록 나는 청춘에서 약간 물러나있지만

그 물결 속에 함께 있어 행복했다.

아니 어쩌면 내가 20대에 원 없이 이런 페스티벌을 다녔다면

이미 익숙해졌거나, 육아나 일에 치여 활동이 자유롭지 않았던 순간 답답함과 괴로움에 힘들었을지 몰라도

지금 만나는 페스티벌은 아름다웠다.

티켓값이 만만찮지만 그래도 내가 낼 수 있고

귀가시간도 내가 정하고

기념품도 맘 것 사고

이대로도 너무 행복했다.



그래요......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일하나?' 

할 때 그 부귀영화가 바로 덕질 그 자체가 되는 것

그렇게 힘을 얻어 또 하루를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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