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큰볼기근, 궁둥구멍근, 스트레칭, 메리 크리스마스
내 발이 왜 이렇지?
첫째가 3살 정도 되었을 때 어느 하루입니다.
아빠에게 놀아달라고 첫째 딸이 침대 위를 올라오려고 하죠.
저는 아직 잠든척 계속 누워있습니다. 일어나는 순간 주말의 꿀같은 단잠은 끝이나죠.
“아빠 이쪽 발은 자는데 이쪽 발은 안자네?”
무슨 말인가 하고 실눈을 떠서 제 발을 확인했습니다. 정말 오른발은 오른쪽으로 뉘었는데 왼발은 바로 서 있더군요. 평소엔 저도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세상을 처음 보는 모습에 대한 호기심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누웠을 때 왜 양발의 벌어짐이 다른지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짝다리를 짚어서 그런지, 8자 걸음으로 걸어서 그런지, 태어날 때부터 양쪽 다리의 길이가 달라서 그런지 알 수 없었죠. 한참 고민만 하다가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습니다. 그러던 최근에 우연히 누워있다 양발을 보니 여전히 오른발은 누워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서 있을 때도 오른발이 약간 오늘쪽으로 돌아가 있는 것 같아요. 여러분은 지금 양발의 위치가 어떤지 한번 보시겠어요? 오른발이 좀 더 오른쪽으로 누워있지 않나요?
첫째 아이가 제 오른발이 바깥쪽으로 돌아간 것을 발견했을 때 쯤은, 제가 시간강의를 하며 여러 지역을 돌아다닐 때 입니다. 주중에 경기도에서 전북까지 이동하며 하루에 최소 4시간이상 운전을 많이 할 때였습니다. 현재는 매일 출근하며 가끔 아내의 직장까지 데려다주면 1시간 30분 정도 출퇴근을 할 때 운전을 합니다. 운전을 할 때 오른발의 위치를 한번 생각해보세요. 중앙에 있는 브레이크(brake pedal)앞에 뒤꿈치를 대고, 발가락 쪽은 오른쪽의 엑셀(gas pedal)과 밟으려고 오른쪽으로 누워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속도를 내려면 엑셀을 지긋이 누르기 위해 오른발이 더 오른쪽으로 치우치게 됩니다. 다시 차를 멈추려면 발을 가운데로 와서 브레이크를 누르죠. 평소 차가 심하게 막히지 않는 경우라면 브레이크 누르는 것을 최소화하며 엑셀을 압력을 조절하며 속도를 조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른발은 항상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게 되고 오른발과 함께 정강뼈도 오른쪽으로 돌아가고 무릎도 벌어지며, 오른쪽 넙다리뼈도 벌어지거나 오른쪽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오른쪽으로 돌아간 오른쪽 발이 운전에 의한 영향도 있을 수 있겠네요.
해외 택시 운전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오른쪽 엉덩관절과 왼쪽 궁둥이의 불편함이 가장 크다고 합니다(Majid, 2018). 오른쪽 다리로 엑셀과 브레이크를 오고가며 밟기 위해 오른쪽 엉덩관절에 있는 큰볼기근과 궁둥구멍근을 많이 사용하며, 오른 다리를 잘 움직이기 위해 왼쪽 궁둥이에 체중을 지지하기 때문에 압박력은 왼쪽 궁둥이에 집중되죠. 국내 택시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일반 대상자보다 오른쪽 발목관절이 발등쪽으로 더 굽혀져 있고, 오른발이 바깥쪽으로 벌어져 있으며, 정강뼈도 오른쪽으로 좀 더 돌아가 있다고 합니다(강선영, 2014). 국내 택시 운전자들은 차가 많이 막히는 시간에도 운전을 자주 하기 때문에 언제든 브레이크를 밟기 위해 브레이크 페달위에 발목을 발등쪽을 들고 있기 때문이며, 잦은 엑셀의 밟음으로 오른발의 오른쪽으로 벌어지며, 정강뼈도 따라서 오른쪽으로 많이 돌아가 있습니다. 운전을 자주 하시는 분 뿐만 아니라 저처럼 다리 근육이 약한 분이라면 오른발이 더 오른쪽으로 돌아가 있을것 같네요. 그래서 오른쪽 다리 전체를 오른쪽으로 돌아가게하는 근육인 엉덩이에 있는 큰볼기근(gluteus maximus)나 궁둥구멍근(piriformis)를 많이 사용해서 이 근육들이 짧아지게 됩니다.
계속 벌어지고 바깥쪽으로 돌아가는 엉덩관절을 원위치로 돌아가게 할 방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엉덩관절을 가쪽돌림하는 근육이 항상 짧아져 있을거라 예상되는군요. 이때 가장 효과적으로 오른발을 안쪽으로 돌리는 방안 중의 하나는 궁둥구멍근 스트레칭(piriformis stretching)입니다. 궁둥구멍근은 대표적인 엉덩관절의 가쪽돌림 근육이기 때문에 오른쪽 궁둥구멍근이 짧아지면 다리가 오른쪽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이 근육을 늘려주게 되면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것 줄일 수 있죠. 궁둥구멍근은 엉덩이의 가장 깊은 부위에 위치하고 있어서 부착부위도 상당히 복잡하며, 작용하는 동작도 상당히 재미있는 근육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궁둥구멍근에 대해 설명까지 하면 배가 산으로 가게 되니 간단히 스트레칭 동작만 알려드릴게요^^
자세는 오른발을 위쪽으로 하고 양반다리로 앉으세요. 양 손으로 양 발목을 잡고 뒤로 당겨서 양 무릎을 위아래로 일직선이 되게 나란히 놓이게 해보세요(최대한 무릎을 가까이해보세요.). 동작은 엉덩이는 바닥에 붙인 상태로 몸을 천천히 앞으로 기울이세요. 엉덩이가 들리기 전까지 몸통을 기울이고 30초 유지합니다. 오른쪽 엉덩이가 당기는 느낌이 들면 제대로 하고 있으신 거에요(마치 세배를 드리듯이).
일상에서 생긴 습관으로 인한 문제도
일상에서 물리치료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을 읽고 다음을 생각해 보세요 >
1. 누워서 두 발끝이 어느 쪽으로 더 향하는지 확인해보세요.
2. 차에 있는 브레이크와 엑셀의 위치를 확인하고 내 발은 어디에 두는지 확인해보세요.
3. 궁둥구멍근은 엉덩관절을 가쪽돌림하는 근육인데 왜 엉덩관절의 가쪽돌림 자세로 스트레칭 하는지 검색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