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두 곳의 병원에서 일 년에 한 번
추적을 위해 검진을 받는다.
일 년에 두 번 내가 무너지는 날이다.
평소에는 잊고 산다.
어쩌면 회피하고 산다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으니까
더 어릴 때는 매일 울기도 했으나
퍽하면 터져 나오는 눈물 앞에
매일 기도했다. 그저 담대하게 해달라고
아이가 행복해지는데 이건 하나도
문제 될 일이 아니다.
내가 의연하지 못하면 아이도 그렇게 될 거다.
완벽히 고쳐줄 수 없으면
그 안에서 잘 살 수 있는 자존감을,
의연함을 가르치자.
시간이 흐르고 더 이상 울지 않는 엄마가
되었다. 엄마는 그럴 힘이 있더라.
근데 병원에서 안 좋은 이야기를 들으면
혼자 걷는 길에 무녀 져 내린다
아이에게 미안하고 자책되는 마음에
가득 찬다. 모든 게 내 탓같아서
엄마가 그저 다 미안해..
이성은 그러지 말라 하지만
그러면 누구 탓을 해야 하나
한 번씩 올라오는 이 원망을 보낼 곳이
나밖에 없다.
그리고 병원 다녀오는 길에는
늘 글을 쓴다. 이렇게 풀어내고 나면
또 담대한 엄마로 살아갈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