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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야 Nov 07. 2022

독일 총리는 왜 나홀로 중국을 찾았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좌)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우) / 출처: 연합뉴스


 독일 총리의 중국 방문은 3년 만이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올라프 숄츠 총리가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났다. 3년 만에 열린 방중길엔 보란 듯이 폭스바겐·지멘스·머크·도이체방크 등 기업 CEO 12명도 함께 했다.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을 찾은 첫 유럽 정상이자, 시진핑 집권 3기 이후 중국 땅을 밟은 첫 서방 지도자. 숄츠 총리를 향한 시선은 엇갈렸다.


■ 中 "성공적 방문 기대"…숄츠는 '반가운 손님'


 중국은 이번 방중을 그동안 멀어졌던 유럽과의 관계를 재정비할 기회로 보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성공적인 방중을 기대한다"며 "반세기 동안 양국의 협력은 경쟁보다 원대하다는 것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 이전 앙겔라 메르켈 전임 총리는 16년 동안 독일을 이끌며 중국을 12번이나 방문했다. 신장 위구르나 홍콩 인권 탄압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긴 했지만 무게 추는 경제에 뒀고 줄곧 중국과의 깊은 유대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가 퇴임하고 우크라이나 전쟁도 장기화하면서 중국과 유럽은 멀어져 갔다.


■ 美 등 서방은 '대중 압박' 균열 우려


 방중을 보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시선은 곱지 않다. 러시아를 돕는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구축한 반중 연대가 흐트러질까 우려해서다. 독일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앞서 숄츠 총리가 독일 최대 항만인 함부르크 항만 개발 프로젝트에 중국 국영 해운사인 코스코의 투자를 허용키로 하자 장관 6명이 공개 반발했다. '대중 강경파' 베어보크 외교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높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로 독일이 위기를 겪게 된 사실을 상기하며 "다시는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이번 방중에도 "공정한 경쟁과 인권이 협력의 전제 조건"이라며 회의적인 목소리를 냈다.


■ 신중하던 숄츠, 中 외면 못했다


 안팎의 눈초리를 받으면서도 숄츠 총리는 전임 정부처럼 중국과 밀착하고 있다. 방중단 면면으로 추론할 수 있듯 목적은 경제다. 중국은 최근 6년 동안 독일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추정치에 따르면 기업 가치로 독일 상장사 상위 10곳 중 9곳은 수익의 10%를 중국 시장에서 내고 있다.


 숄츠 총리는 현지 매체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차이퉁(FAZ) 기고문을 통해 논란이 된 방중 목적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고민이 묻어난 글에서 그는 "중국 중심의 블록 형성을 원치 않는다"고 했지만 "중국은 독일과 유럽에게 여전히 중요한 경제 무역 상대"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러시아를 통해 한차례 답습했듯 독일이 중국과의 분리를 주저하다 되레 중국에 볼모로 잡힐 수 있단 우려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독일이 러시아처럼 갑자기 폐쇄될 수 있는 시장에 얼마나 의존해야 하는지,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조용히 실속을 챙기고 있는 독일이 나중에 안도할 수도, 값비싼 청구서를 받아들 수도 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48/0000381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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