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쁨보다 더 큰 반지의 의미

3막. 보름


한 두 손가락에

작은 금속 고리를 껴놓습니다.

그건 어떤 손가락에 있냐,

그것의 자리에 따라 달라지는 의미입니다.


반지라고 부르기도,

가락지라고 말하는,

혹자의 작은 손을 꾸미는 반짝이는 광물.


왼손 약지에 끼워지면 영원의 사랑이 되고,

오른손 검지에 걸리면 무리를 이끄는 권력이 되며,

오른손 새끼손가락에서는 가슴 속 소원을 품어요.


예전엔,

한낱 미신이라고 생각했죠.

단순히 은과 금, 보석의 조합일 뿐이라고.


그런데

내 손에 자리잡은 이 가락지들은 무엇일까요.

눈에 띄지도 않는 이 작은 원이,

내 정신을 다잡고, 흩어진 마음을 모으고 있어요.


이제야 알겠습니다.

반지는 스스로 의미를 가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어떤 뜻을 부여하느냐,

그걸 바라보며 어떤 태도로 살아가느냐,

그 마음이 반지의 형상을 결정짓습니다.


오늘도,

손가락 끝에 겨우 매달린 반지 한 쌍을 바라보며

나는 스스로를 다짐합니다.


흔들리지 말 것.

의미를 잃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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